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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지휘자와 오케스트라38

예전 지휘자 VS 현대 지휘자(Former conductor vs Current conductor) 예전 지휘자들의 모습을 담은 낡은 영상을 보면 연주자들의 얼굴에서 거장에 대한 존경이 명백히 보인다. 예를 들면 토스카니니, 프리츠 라이너, 토머스 비첨, 푸르트벵글러, 조지 셀 같은 사람들이다. 리허설 장면을 봐도 모두가 동작을 멈추고 곧바로 주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휘자가 뭐라고 말하면 연주자들은 머뭇거림 없이 바로 그렇게 한다. 나는 이런 권위와 존경이 그 시절의 마술 같은 녹음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통상적인 오케스트라에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관계는 원한과 존경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존경은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러니까 '그는 작곡가 누구의 음악은 잘하지만 누구의 음악은 그렇게 못해.'라고 하는 것이다. 때로는 연주자들이 대놓고 "대체 우리가 왜 이렇게 하고 있지?"하고 질문한다.. 2024. 3. 9.
피에르 블레즈(Pierre Boulez, 1925~2016) 전위(前衛)로서 역사적 필연을 탐색. 작곡가는 곧 지휘자 작곡가이면서 지휘자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지휘자이면서 동시에 작곡도 한다 그런 예는 얼마든지 있다. 어느 음악가의 프로필이든 '작곡'이라는 사항이 반드시 들어간다 해도 아무도 그가 작곡한 곡을 들은 적이 없다든가, 혹은 작곡가가 자작곡을 지휘하기 위해 지휘봉을 잡았다가 그 연장 선상에서 다른 사람의 작품도 지휘해 본다든가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른바 대작곡가이면서 대지휘자인 경우는 그리 많지가 않다. 그것은 뭔가 이 양자가 동시에 성립하기 어려운 어떠한 요인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작곡에도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이때 '방식'이란 반드시 방법이나 기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것과 서로 밀접하게 관계를 맺으면.. 2024. 3. 5.
볼프강 자발리쉬(Wolfgang Sawallisch, 1923~2013) 투명한 형식과 선율의 내적 공감, 독일 · 오스트리아의 전통을 잇는 거장 1965년경, 어느 연주회의 프로그램 팸플릿에 눈에 띄게 단정 한 얼굴을 한 젊은 지휘자가 등장했다. 자발리쉬였다. 그가 지휘한 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이었다. 지휘하는 모습도 생김새와 마찬가지로 단정하고 절도가 있었다. 당시 청중들은 압도할 듯한 지극히 전통적이고도 중후한 연주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지휘 동작도 대략적으로 음악 전체를 디자인해 가는 전통적인 독일 스타일이 유행이었다. 자발리쉬의 지휘는 그러한 스타일과는 대조적으로 독일에도 새로운 시대의 감각이 생겨나고 있음을 통감케 하는 새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에는 그와 같은 단정하면서도 절도 있는 모습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은 형식의 투명함과 약동하는 .. 2024. 2. 9.
오트마 슈위트너(Otmar Suitner, 1922~2010) 작품에 대한 성실한 접근에서 들려오는 구동독의 음악적 전통 오트마 슈위트너는 20세기의 친숙하게 알려진 지휘자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슈위트너를 말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특별히 강한 개성을 가지지 않은 친한 친구에 관해 말할 때 느끼는 곤란함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슈위트너를 개성이 없는 지휘자라는 것은 아니다. 정통적인, 게다가 친숙한 지휘자를 말하는 어려움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의 곤란함은 그것뿐만 이 아니다. 슈위트너 역시 시대의 산물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라는 베일에 가려져 왔고 그것이 그의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볼 수 없게끔 하고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슈위트너는 1964년 이래 4 반세기에 걸쳐 베를린 국립 가극장 음악 총감독.. 2024. 1. 30.
쿠벨릭(Rafael Kubelik, 1914~1996) 쿠벨릭은 명바이올리니스트 얀 쿠벨릭의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발휘해 프라하 음악원 졸업 후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는데, 1936년에 어린 나이로 체코 필의 지휘 무대에 서고 1941 년에는 수석 지휘자가 되었다. 1939년부터는 부르노 가극장의 음악 감독도 역임하는(1941년까지) 등 체코의 젊은 지휘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나갔다. 1946년에 시작된 음악제 첫 회 콘서트를 지휘했던 사람이 당시 32세였던 쿠벨릭이었다. 그러나 1948년 공산당 독재가 성립되자 쿠벨릭은 조국을 떠나(쿠벨릭의 국적은 스위스로 되어 있다) 국제 활동을 시작했다. 쿠벨릭은 1950년에서 1953년 사이에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 1955년에서 1958년에는 코벤트가든 왕립 가극장 관현악단의 .. 2024. 1. 24.
좋은 음악을 만드는 방법(How to make good music) 나는 해석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작품 자체를 위해 노력해야 하니까요! 나는 융통성있게 음악을 대합니다. 리허설을 통해 모든 것을 만들어 갑니다. 오케스트라가 그렇게 하니까 연주가 그렇게 되는 겁니다. 리허설은 음악가들이 내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자극해서 좋은 소리를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오케스트라도 지휘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리허설에서 제가 하는 대부분의 말은 분명한 지시라기 보다는 제안이나 은유 같은 말들이죠. 이런저런 가능성을 제시하는 겁니다. "여기는 더 세계, 여기에 강세를 주고" 이런 말 대신 어떤 대목에서 색채나 성격을 더 집어넣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 2024.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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