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958) 썸네일형 리스트형 숫자 12의 비밀 — 서양 문화와 문명 속에 반복되는 숫자 12의 의미 한 다스에서 열두 달까지, 예수님의 열두 제자에서 서양의 시간과 우주 질서까지우리는 일상에서 숫자 12를 자주 만납니다. 연필이나 달걀을 셀 때 사용하는 한 다스는 12개이고, 1년은 열두 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계의 숫자판도 12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독교 성경에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가 등장합니다.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흥미로운 질문이 생깁니다.왜 하필 12일까요? 10이나 15, 20이 아니라 12라는 숫자가 서양의 역사와 종교, 시간, 수학, 사회제도에 이토록 깊이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단순히 우연히 반복되는 숫자일까요? 아니면 고대인들이 발견한 수학적 편리함과 우주에 대한 관찰, 종교적 상징, 사회적 관습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결합한 결과일까요?이 글에서는 숫자 12가 서양 .. 작은 지역에 필요한 것은 '큰 것'이 아닐 수 있다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들여다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다. 대규모 시설, 랜드마크, 복합문화공간, 관광단지, 대형 축제 같은 말들이다.이런 단어 밑에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크고 눈에 띄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예산을 더 쓰고, 건물을 더 크게 짓고, 사람을 한꺼번에 많이 모으면 지역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다.물론 대규모 투자가 꼭 필요한 지역도 있다. 산업단지나 교통 인프라처럼 일정한 규모를 갖춰야 효과가 나는 사업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 같은 처방이 맞는 것은 아니다.작은 지역일수록 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두 가지를 물어야 한다. 우리 지역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가진 자원으로 무엇을 시작할 수 있는가? 나는 이 두 질문이.. NFT 티켓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종이 티켓과 모바일 티켓을 넘어, 티켓의 소유권과 신뢰를 다시 생각하다지난 글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종이 티켓을 모바일 티켓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디지털 전환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공연장에 들어가기 위해 QR코드를 띄우고, 리더기에 보여주고, 입장 확인을 받는 과정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종이가 스마트폰 화면으로 바뀌었지만 티켓의 본질과 입장 절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그렇다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QR코드만으로도 모바일 티켓을 만들 수 있는데, 왜 굳이 NFT를 사용해야 할까요?NFT라는 이름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한때 디지털 그림이나 가상자산의 투기적 거래와 함께 알려지면서, NFT를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나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하지만 티켓이라는 관.. 찬양은 고백에서 시작된다 ― 엑소몰로게오(ἐξομολογέω), 하나님 앞에 마음을 열다 성경을 읽다 보면 '찬양하다', '감사하다', '고백하다'라는 말이 서로 다른 단어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하나의 깊은 의미 안에서 만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여러 갈래 길이 한곳으로 모여드는 것처럼, 이 세 행위가 결국 같은 정신적 운동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그 가운데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엑소몰로게오(ἐξομολογέω)입니다.이 단어는 헬라어 동사 호몰로게오(ὁμολογέω)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호몰로게오에는 '고백하다', '인정하다', '동의하다'라는 의미가 있고, 여기에 접두사 엑스(ex-)가 붙으면서 마음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어 분명하게 인정하고 고백한다는 의미가 강해집니다. 즉, 내면에 감춰진 진실을 외부로 표출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그래서 엑소몰로게오는 단순히 입으로.. 문화시설 하나를 만드는 것과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건물을 세우는 일과 문화를 지속시키는 일 사이지역에 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은 대체로 반갑다. 새 공연장이 생기고 전시 공간이 마련되며, 주민을 위한 문화센터가 문을 연다. 지역의 문화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그런데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볼 필요가 있다. 문화시설이 생기면 지역의 문화도 함께 자라는가?현실에서는 다른 장면을 자주 본다. 건물은 완공됐는데 공연은 드물다. 전시실은 있지만 지역 예술가의 활동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시설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는 주민도 적지 않다. 이런 일이 생기는 까닭은 간단하다. 문화시설을 짓는 일과 문화가 살아 움직이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제이기 때문이다.1. 건물은 문화의 조건이지, 문화 그 자체가 아니다문화시설은 필요하.. [아침 차담] 바위의 기운을 담은 한 잔, 무이산 대홍포로 시작하는 오늘 선선한 아침 공기가 창문 너머로 넘어오는 시간, 온전히 나만의 공간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합니다.오늘 아침 선택한 차는 붉은 패키지가 인상적인 '대홍포(大紅袍, Da Hong Pao)'입니다.중국 복건성 무이산의 기암절벽 사이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무이암차(武夷岩茶)의 대표 격이자, '차의 황제'라는 별칭을 지닌 차이지요.🌿 대홍포에 담긴 이야기'대홍포'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명나라 시절, 병에 걸려 고생하던 황후가 무이산 바위에서 자란 차를 마신 뒤 기적처럼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황제는 감사의 표시로 그 차나무에 자신이 입던 붉은 비단 망토(대홍포)를 걸쳐주었고, 그때부터 '대홍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해요.☕ 바위의 골수와 향기, '암운(岩韻)'을 .. 음악의 편안함은 '음'이 아니라 '관계'에서 온다 음악가가 다시 묻는 '편안한 소리'의 과학얼마 전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접했습니다."사람이 들었을 때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음은 솔(G)이다."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순간적으로 고개가 갸웃해졌습니다.G?왜 G일까?오랫동안 음악을 공부하고 작곡과 지휘를 해왔지만, '사람에게 가장 편안한 음이 솔(G)이다'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확인해 보았습니다.결론부터 말하면, G가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음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확립된 과학적 근거는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음향학·음악심리학·인지과학의 연구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훨씬 복잡합니다.음 하나가 편안한 것이 아니라, 관계가 편안한 것이다우리는 흔히 어떤 음을 들었을 때 "편안하다", "안정적이다",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음악.. 서점에서 만난 내 책, 그리고 고마운 마음 단체톡방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서점의 책장에 꽂혀 있는 제 책『오케스트라 경영학: 하모니의 역설』의 모습이었습니다.사진을 보내주신 분은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그저, “영광도서에 오케스트라 경영학 있네요.” 라는 짧은 메시지였습니다.그런데 저는 그 짧은 한마디가 참 고마웠습니다.책을 쓴 사람에게 자신의 책이 서점에 진열되어 있다는 것은 물론 기쁜 일입니다.하지만 사실 더 마음에 남는 것은 누군가가 그 책을 발견했다는 사실입니다.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서점에서 책장에 꽂힌 제 책을 보았고,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진을 찍었고,그 사진을 다시 단체톡방에 올려주셨습니다.어쩌면 아주 작은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책을 쓴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책은 저자의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혼.. 이전 1 2 3 4 ··· 2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