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956) 썸네일형 리스트형 NFT 티켓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종이 티켓과 모바일 티켓을 넘어, 티켓의 소유권과 신뢰를 다시 생각하다지난 글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종이 티켓을 모바일 티켓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디지털 전환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공연장에 들어가기 위해 QR코드를 띄우고, 리더기에 보여주고, 입장 확인을 받는 과정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종이가 스마트폰 화면으로 바뀌었지만 티켓의 본질과 입장 절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그렇다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QR코드만으로도 모바일 티켓을 만들 수 있는데, 왜 굳이 NFT를 사용해야 할까요?NFT라는 이름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한때 디지털 그림이나 가상자산의 투기적 거래와 함께 알려지면서, NFT를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나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하지만 티켓이라는 관.. 찬양은 고백에서 시작된다 ― 엑소몰로게오(ἐξομολογέω), 하나님 앞에 마음을 열다 성경을 읽다 보면 '찬양하다', '감사하다', '고백하다'라는 말이 서로 다른 단어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하나의 깊은 의미 안에서 만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여러 갈래 길이 한곳으로 모여드는 것처럼, 이 세 행위가 결국 같은 정신적 운동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그 가운데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엑소몰로게오(ἐξομολογέω)입니다.이 단어는 헬라어 동사 호몰로게오(ὁμολογέω)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호몰로게오에는 '고백하다', '인정하다', '동의하다'라는 의미가 있고, 여기에 접두사 엑스(ex-)가 붙으면서 마음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어 분명하게 인정하고 고백한다는 의미가 강해집니다. 즉, 내면에 감춰진 진실을 외부로 표출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그래서 엑소몰로게오는 단순히 입으로.. 문화시설 하나를 만드는 것과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건물을 세우는 일과 문화를 지속시키는 일 사이지역에 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은 대체로 반갑다. 새 공연장이 생기고 전시 공간이 마련되며, 주민을 위한 문화센터가 문을 연다. 지역의 문화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그런데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볼 필요가 있다. 문화시설이 생기면 지역의 문화도 함께 자라는가?현실에서는 다른 장면을 자주 본다. 건물은 완공됐는데 공연은 드물다. 전시실은 있지만 지역 예술가의 활동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시설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는 주민도 적지 않다. 이런 일이 생기는 까닭은 간단하다. 문화시설을 짓는 일과 문화가 살아 움직이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제이기 때문이다.1. 건물은 문화의 조건이지, 문화 그 자체가 아니다문화시설은 필요하.. [아침 차담] 바위의 기운을 담은 한 잔, 무이산 대홍포로 시작하는 오늘 선선한 아침 공기가 창문 너머로 넘어오는 시간, 온전히 나만의 공간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합니다.오늘 아침 선택한 차는 붉은 패키지가 인상적인 '대홍포(大紅袍, Da Hong Pao)'입니다.중국 복건성 무이산의 기암절벽 사이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무이암차(武夷岩茶)의 대표 격이자, '차의 황제'라는 별칭을 지닌 차이지요.🌿 대홍포에 담긴 이야기'대홍포'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명나라 시절, 병에 걸려 고생하던 황후가 무이산 바위에서 자란 차를 마신 뒤 기적처럼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황제는 감사의 표시로 그 차나무에 자신이 입던 붉은 비단 망토(대홍포)를 걸쳐주었고, 그때부터 '대홍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해요.☕ 바위의 골수와 향기, '암운(岩韻)'을 .. 음악의 편안함은 '음'이 아니라 '관계'에서 온다 음악가가 다시 묻는 '편안한 소리'의 과학얼마 전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접했습니다."사람이 들었을 때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음은 솔(G)이다."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순간적으로 고개가 갸웃해졌습니다.G?왜 G일까?오랫동안 음악을 공부하고 작곡과 지휘를 해왔지만, '사람에게 가장 편안한 음이 솔(G)이다'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확인해 보았습니다.결론부터 말하면, G가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음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확립된 과학적 근거는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음향학·음악심리학·인지과학의 연구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훨씬 복잡합니다.음 하나가 편안한 것이 아니라, 관계가 편안한 것이다우리는 흔히 어떤 음을 들었을 때 "편안하다", "안정적이다",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음악.. 서점에서 만난 내 책, 그리고 고마운 마음 단체톡방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서점의 책장에 꽂혀 있는 제 책『오케스트라 경영학: 하모니의 역설』의 모습이었습니다.사진을 보내주신 분은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그저, “영광도서에 오케스트라 경영학 있네요.” 라는 짧은 메시지였습니다.그런데 저는 그 짧은 한마디가 참 고마웠습니다.책을 쓴 사람에게 자신의 책이 서점에 진열되어 있다는 것은 물론 기쁜 일입니다.하지만 사실 더 마음에 남는 것은 누군가가 그 책을 발견했다는 사실입니다.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서점에서 책장에 꽂힌 제 책을 보았고,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진을 찍었고,그 사진을 다시 단체톡방에 올려주셨습니다.어쩌면 아주 작은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책을 쓴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책은 저자의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혼.. 지역을 볼 때 나는 공연장부터 보지 않는다 지역에서 문화예술 사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공연장이 어디에 있습니까?”혹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묻습니다.“좋은 공연장을 하나 만들면 지역이 달라지지 않을까요?”저는 이 질문을 들으면 잠시 멈춥니다. 공연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좋은 공연장은 지역의 중요한 문화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을 볼 때 제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공연장이 아닙니다.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봅니다.공연장이 있다고 사람이 오는 것은 아니다지역에 공연장이 생기면 공연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사람들이 그 공연장을 찾아온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공연장을 만들었다고 해서 관객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공연장이 .. 보름달 아래, 집을 생각하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습니다.며칠 동안은 평소보다 조금 느린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누군가는 고향으로 향하고, 누군가는 가족을 만나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서 보름달을 바라보겠지요.저도 오늘 문득 달에 관한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화려한 음악이 아니라, 가만히 달을 바라볼 때 마음속에 조용히 번지는 어떤 느낌.그래서 피아노와 현악을 중심으로 두 곡을 만들었습니다.Moonlight Over Home이번 음악의 제목은 〈Moonlight Over Home〉입니다.우리말로 하면 ‘집 위에 내려앉은 달빛’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달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집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어린 시절 살던 집일 수도 있고,지금 내가 돌아갈 집일 수도 있고,이미 사라져버린 어떤 장소일 수도 있습.. 이전 1 2 3 4 ··· 2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