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974) 썸네일형 리스트형 클래식 공연은 왜 특별한 사람들의 것이 되어버렸을까 클래식 공연장에 가면 묘한 장면을 만나게 된다.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객석은 조용하다. 관객들은 저절로 목소리를 낮춘다. 프로그램북에는 작곡가 이름과 작품명이 빼곡하지만, 처음 온 사람에게는 그 이름부터 낯설다. 무대 위에서는 연주자들이 진지한 얼굴로 악기를 조율한다.그리고 객석 어딘가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나는 클래식을 잘 모르는데, 여기 와도 되는 걸까?"어쩌면 이 질문이 오늘날 클래식 공연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지도 모른다. 클래식 음악이 어려워서 생긴 문제는 아니다. 클래식 공연을 둘러싼 문화적 문턱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클래식은 처음부터 특별한 사람들의 음악이 아니었다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지금 '고전.. 왜 나는 매일 글을 쓰는가 가끔 만나는 분들이 묻는다."어떻게 그렇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세요?"그러고는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덧붙인다."책 쓰시랴, 강연하시랴, 공연하시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어요. 안 지치세요?"솔직히 힘에 부칠 때가 있다. 할 일은 하루 종일 밀려 있고, 머릿속에서는 써야 할 원고와 준비해야 할 강의, 음악과 공연에 관한 생각이 한데 엉켜 있다. 그런 날에는 '오늘 하루만 쉬자' 하는 마음이 올라온다.그래도 나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한다."20년 가까이 거의 매일 쓰다 보니, 이제는 안 쓰면 손가락에 가시가 돋을 것 같아서요."그러면 다시 묻는다."그것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그렇게 오래 쓰시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정말 궁금해요."맞다. 이유가 있다.첫째, 글을 쓰는 그 시간이 좋다.생각을 .. 찬양은 노래가 아니라 공동체의 고백이다 성경에서 '찬양'을 뜻하는 말은 여럿입니다. 그 가운데 헬라어 동사 휘므네오(ὑμνέω, hymneō) 를 살펴보려 합니다.휘므네오는 '찬송(ὕμνος, 휘므노스)'이라는 명사에서 나온 말로, 기본적으로 '찬송을 부르다', '하나님을 노래로 기리다'라는 뜻입니다. 신약성경에서는 네 번밖에 나오지 않지만, 장면마다 의미가 깊습니다. 최후의 만찬을 마치고 예수와 제자들이 찬미하며 감람산으로 갈 때(마 26:30; 막 14:26), 빌립보 감옥에서 바울과 실라가 한밤중에 하나님을 찬송할 때(행 16:25), 그리고 히브리서 2장 12절에서 이 말이 쓰입니다."내가 주의 이름을 내 형제들에게 선포하고내가 주를 교회 중에서 찬송하리라." (히 2:12)히브리서 기자는 시편 22편 22절을 인용하면서 이 말씀을 그.. 잠이 오지 않는 밤, 먼저 호흡을 살펴보는 이유 잠자리에 누웠는데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습니다.몸은 피곤한데 생각이 멈추지 않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이 다시 떠오르고, 내일 해야 할 일이 하나둘 머릿속을 채웁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잠이 안 온다.”그런데 그 순간, 잠보다 먼저 호흡을 한번 살펴보면 어떨까요?숨이 평소보다 짧고 얕아져 있지는 않은지, 가슴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내쉬는 숨보다 들이마시는 숨에 더 매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수면을 이야기할 때 호흡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잠은 스위치가 아니라 '이동’이다잠은 스위치처럼 한순간에 켜지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활동과 각성의 상태에서 휴식의 상태로 서서히 옮겨 가고, 그 끝에서 잠에 듭니다.이 과정에서 호흡도 함께 달라집.. 공연장의 빈 좌석은 예술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공연을 보다 보면 객석의 빈자리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무대에서는 지휘자가 온몸으로 음악을 이끌고 연주자들은 한 음 한 음에 집중한다. 그런데 객석에는 군데군데 빈자리가 있다.공연이 끝나면 흔히 "공연이 별로였던 것 아닐까?"라고 묻는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공연에 관객이 적을 때도 있고, 완성도가 아쉬운 공연에 관객이 몰릴 때도 있다. 그러니 빈 좌석을 곧바로 예술의 실패로 읽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다. 관객 한 사람이 객석에 앉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관객은 공연장에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관객 한 사람이 공연장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려 보자. 먼저 그 공연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관심이 생겨야 한다. 날짜와 시간, 장소, 티켓 가격을 확인한다.. 차 한 상자가 시장을 뒤흔들 때 — 보스턴 차 사건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1773년 12월 16일 밤, 보스턴 항구의 그리핀 부두. 원주민 차림으로 변장한 30~60명의 남자들이 정박해 있던 세 척의 배에 올랐다. 그들은 동인도회사의 차 상자를 하나씩 깨뜨려 바다에 던졌다. 그날 버려진 차는 342상자였고, 지금 돈으로 100만 달러가 훨씬 넘는 양이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일을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이라고 불렀다.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그 차는 비싸지 않았다. 오히려 식민지 사람들이 그때까지 사 마시던 어떤 차보다 쌌다. 사람들은 왜 싼 차를 바다에 버렸을까?값을 내렸는데 사람들은 화를 냈다1773년 봄, 영국 동인도회사는 파산 직전이었고 창고에는 팔리지 않은 차가 쌓여 있었다. 영국 의회는 그해 5월 '차법(Tea Act)'을 통과시켰다. .. 좋은 공연과 잘 팔리는 공연은 왜 다른가 지역 공연장의 사례로 본 작품과 관객 사이의 거리공연을 만들다 보면 반드시 이런 질문을 만난다. “좋은 공연이면 사람들이 보러 오지 않을까?”예술가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좋은 음악과 뛰어난 연주, 완성도 높은 무대가 있으면 관객은 결국 알아봐 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공연장을 운영하거나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은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물어야 한다.“이 공연이 좋다는 사실을 관객은 어떻게 알게 되는가?”여기서부터 문제가 달라진다. 좋은 공연과 잘 팔리는 공연이 꼭 같은 공연은 아니다. 그렇다고 잘 팔리는 공연이 좋은 공연이 아니라는 뜻도 아니다. 두 개념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공연을 보고 있을 뿐이다.무대의 기준과 객석의 기준좋은 공연은 무대 위에서 판가름 난다. 연주자의 기량이 뛰어난지, 해석이.. 히말라야를 넘은 차 한 잔의 길, 차마고도(茶馬古道) 실크로드가 비단을 실어 날랐다면, 중국 서남부에는 차를 실어 나른 길이 있었습니다. 바로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차마고도'입니다.1. 차와 말이 만나 길을 만들다중국 서남부의 높고 험준한 산맥을 상상해보세요. 그 산들 사이로 1,000년 넘게 이어진 길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차마고도(茶馬古道).이 길을 걷던 사람들은 '마방(馬幇)'이라 불리는 캐러밴 상인들이었습니다. 말 등에 차를 싣고 티베트 고원까지 넘나들며,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보이차, 전차(塼茶)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죠.이 모든 건 당나라, 송나라 시대의 독특한 거래, '차마호시(茶馬互市)' 에서 시작됐습니다.2. 왜 차와 말을 교환했을까?이유는 아주 현실적이었습니다.티베트와 쓰촨, 윈난 고산지대 사람들: 고도가 높고 추워서 고기와 버터, 유제품.. 이전 1 2 3 4 ··· 2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