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917)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다로 떠나신 날 작은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평소 뜻하신 대로 바다장으로 모셨습니다. 인천 앞바다, 먼 길 떠나시는 작은아버지를 배웅하러 나선 길이었습니다.바다장은 저에게도 생소한 이별이었습니다. 일생 동안 작은아버지와 함께 바다 여행 한 번 가본 적 없었는데, 마지막 가시는 길에서야 비로소 함께 배를 탔습니다. 다리 너머로 이어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이것이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바다 여행이구나 싶었습니다.날이 참 좋았습니다. 물빛도 맑았습니다. 그 화창함이 오히려 마음을 더 애틋하게 했습니다. 멀어지는 바다를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편히 가시라고, 잘 가시라고. 그리고 다시 육지로 돌아왔습니다.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바다를 곁에 두고 싶어 하셨던 작은아버지의 마음을, 오늘에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꽃축제의 주인공은 꽃이 아니다 — 관람객이 주연, 꽃은 조연이어야 하는 이유 가을이면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서 꽃축제가 열린다. 코스모스가 피고, 국화가 피고, 구절초가 피어나면 지자체마다 널찍한 꽃밭을 조성하고 포토존을 세운다. 먹거리 장터가 들어서고 무대에서는 공연이 이어진다.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가 꽃을 보러 축제장을 찾는다.그런데 꽃축제를 볼 때마다 드는 질문이 하나 있다. 꽃축제의 주인공은 정말 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꽃축제의 주인공은 사람, 특히 관람객이어야 한다. 축제를 한 편의 공연이라고 생각해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해진다. 주연은 관람객이고 꽃은 조연이다. 지역 주민은 연출자이자 스태프이며, 지자체는 프로듀서다.전국의 꽃축제, 왜 이렇게 비슷해졌을까전국에는 계절마다 셀 수 없이 많은 꽃축제가 열린다. 꽃의 종류도 지역도 다른데, 막상 현장을 가보면 구성은 .. [음향 가이드] 실패 없는 합창단 마이크 선택법: 실내, 야외, 겸용 모델 총정리 합창단 공연 음향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는 "개별 단원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섬세하고 풍부한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실내 콘서트홀부터 변수가 많은 야외 무대까지, 성공적인 합창 수음을 위한 환경별 마이크 특성과 추천 모델을 정리해 드립니다.1. 실내 공연장: 자연스러운 잔향과 밸런스가 핵심실내 콘서트홀이나 성당에서는 홀 특유의 울림과 단원 간의 음량 밸런스를 살리는 공간 수음(Area Pick-up)이 핵심입니다.핵심 특성: 넓은 주파수 응답을 가진 콘덴서 방식, 단일지향성(Cardioid), 플랫(Flat)한 음색배치 팁 (3:1 법칙): 마이크와 합창단 첫 줄의 거리가 $D$라면, 마이크 간 거리는 최소 $3D$ 이상 유지해야 소리가 겹쳐 일어나는 간섭(Phase Cancellation)을 막.. '한국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2위'라는 신화의 진실 언론 기사와 SNS를 통해 "한국인이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커피를 두 번째로 많이 마신다"라는 뉴스를 한 번쯤 접해보셨을 겁니다. 한국인 1인당 연간 367~405잔을 마신다는 자극적인 수치와 함께 전해진 이 정보는 통계적 근거와 시각화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오류입니다.최근 출간된 이승훈 박사의 《커피 사이언스 스토리》에서도 지적하듯, 이 '세계 2위'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팩트를 파헤쳐 봅니다.1. 오보의 시작: 그래프 배치와 1잔의 착시'한국 세계 2위' 신화가 형성된 결정적인 원인은 자료를 시각화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긴 통계적 오류입니다.비교군의 왜곡: 초기 언론 보도에서 일부 특정 국가(프랑스 등)와 한국을 비교하는 그래프를 제작하면서, 한국이 그래프 상단에 위치해 마치.. 암 투병 중 마음의 평온을 찾는 일: 명상(Meditation)이 선사하는 치유의 힘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이어가는 과정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거센 파도를 겪는 시간입니다. 진단에 대한 두려움, 항암 및 방사선 치료에 따른 피로와 통증, 불면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곤 합니다.이러한 상황에서 명상(Meditation)은 마음의 안정을 찾고 몸의 이완을 돕는 매우 훌륭한 보완적 치유 도구가 되어줍니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와 미국통합암학회(SIO) 등 글로벌 암 가이드라인에서도 불안, 통증, 수면 장애 관리를 위한 임상적 보완요법으로 명상을 적극 권고하고 있습니다.암환자에게 명상이 가져다주는 변화불안과 심리적 압박 완화: 막연한 두려움을 온전히 바라보고 내려놓음으로써 마음의 편안함을 회복하도록 돕습니다.수면의 질 개선: 밤마다 찾아오는 불면증을 줄여주.. 북한강, 바람, 그리고 예술: '기억과 경계를 넘는 시선' 전시회를 다녀와서 가을이 부쩍 가까워진 주말 오후, 복잡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남양주 조안면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는 북한강변을 따라 자리 잡은 '갤러리 더나르떼'. 이곳에서 열리는 한미 교류전, 을 관람하기 위해서였습니다.강변의 바람이 머무는 곳, 갤러리 더나르떼파란 하늘에 솜사탕 같은 구름이 둥실 떠 있던 날, 갤러리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드넓은 잔디광장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의 풍광은 가슴을 확 트이게 해주었죠.야외 광장 한편에 서 있는 알록달록한 거대 글자 조형물 'NARTE'와 그 앞을 지키는 귀여운 곰돌이 가족 조각상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기하학적인 형태로 디자인된 핑크빛, 푸른빛 조형물 벤치는 잠시 앉아 강바람을 맞으며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었.. 집중력이 있으면 길이 열린다 집중력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에게나 있지만, 우리가 너무 자주 다른 곳에 맡겨버리는 능력에 가깝다.아침에 책상에 앉아 글을 쓰려고 한다. 노트북을 켠다. 문서를 연다. 커피도 한 잔 준비했다. 이제 쓰기만 하면 된다.그런데 갑자기 휴대전화가 눈에 들어온다.“잠깐만 확인해 볼까?”그 ‘잠깐’이 참 신기하다. 3분이면 될 일을 30분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뉴스 하나 보고, 메시지 하나 답하고, SNS에 들어갔다가 남의 여행 사진을 구경하고, 어느새 나는 글을 쓰러 앉았다는 사실까지 잊어버린다.그리고 문득 정신을 차리면 이런 생각이 든다.‘나는 왜 이렇게 집중력이 없지?’아니다. 집중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집중력이 너무 많은 곳에 분산되어 있었을 뿐이다. 집중하면 보이지.. 찬양은 노래가 아니라,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다 성경에서 ‘찬양’을 뜻하는 말 가운데 ‘아이네오(αἰνέω, aineō)’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의미로 신약성경에서 사용되며, 특히 하나님을 기쁘게 찬양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단어가 단순히 ‘노래하다’는 뜻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누가복음 2장 13절에는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홀연히 허다한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있어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던 천사들 곁에 수많은 천군이 나타났고, 그들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합니다. 아직 아무도 예수님의 기적을 보지 못했습니다. 병자를 고치신 것도 아닙니다. 십자가를 지신 것도 아닙니다. 부활하신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천군은 찬양합니다.무엇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전 1 2 3 4 ··· 2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