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와인15 샴페인의 맛(The taste of champagne) 샴페인의 맛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도와 과일향과 기포(버블)다. 새콤하고 프레시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산도는 샴페인의 숙성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과일향이 풍부해야 샴페인이 맛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두 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양질의 수많은 거품이다. 이 버블은 이산화탄소(CO2)로서 포도주가 밀폐된 병속에서 2차 발효하면서 생긴 압력이 갇혀 있다가 분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마개가 빠질 때 평하는 소리와 함께 거품이 올라오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샴페인을 흔들어 터뜨림으로써 더 많은 거품을 내곤 한다. 그러나 좋은 샴페인을 열 때는 절대로,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거품이 샴페인 맛의 생명인데 그걸 미리 다 쏟아버리다니, 말.. 2024. 9. 8. 샴페인의 발견(Discovery of champagne) 샴페인은 우연히 발견된 발포성 와인이다. 이를 발견한 사람은 '샴페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동 페리뇽(Dom Pérignon, 1638-1715)으로, 프랑스 샹파뉴 지방 오빌리에 마을의 생 피에르 수도원 와인담당 수도사였다. 그는 시력이 아주 나빠 거의 장님 수준이었는데 그 모자란 시력 탓에 미각이 특별히 발달해 와인 책임자가 됐다고 한다. (참고로 한국의 거의 모든 와인 애호가들이 '돔' 페리뇽이라고 표기하는데 불어 발음상 Dom은 '돔'이 아니라 동'으로 읽는 것이 옳다) 그가 살던 17세기에는 와인을 지하 창고에 보관했는데 봄이 되면 와인 병들이 깨지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페리뇽 수도사는 깨진 병 조각들을 청소하면서 어떤 병은 멀쩡한데 왜 이 병은 터졌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와 함께 병 .. 2024. 5. 4. 와인의 시작과 끝 샴페인(Champagne at the beginning and end of the wine) 와인 테이스팅 이벤트에 가거나, 격식을 차린 만찬 혹은 파티에 가면 맨 처음 서브하는 와인이 샴페인이다. 가벼운 애피타이저와 함께 즐기는 샴페인은 톡 쏘는 탄산가스가 혓바닥을 간질이며 식욕을 돋우기 때문에 정식 만찬이 시작되기 전 칵테일 혹은 리셉션 시간에 샴페인이 담긴 길고 가느다란 플루트(Flute) 글라스를 들고 돌아다니며 담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샴페인은 모든 만찬의 시작이지만 동시에 모든 와인 테이스팅의 끝이기도 하다. 와인 애호가들이 최종적으로 가장 좋아하게 되는 와인이 샴페인이란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샴페인의 진정한 가치는 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는 특별한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샴페인은 와인의 완성, 와인의 최고봉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2024. 4. 23. 도시 개발로 맥 끊길 뻔한 ‘정통 시라즈’ 제가 경영고문으로 있는 (주)더블루인터내셔널에서 수입하고 있는 와인에 대한 기사가 '매경이코노미'에 게재되어 공유해 봅니다. 웰랜드 올드 핸즈 시라즈 꽃샘추위가 가시고 이제 어느덧 완연한 봄이다. 따스한 봄 날씨와 어울리는 풍부한 과일 향을 지닌 호주 시라즈 와인을 추천해본다. 호주 바로사 밸리에서 나오는 ‘웰랜드 올드 핸즈 시라즈(Welland Old Hands Shiraz)’ 와인이다. 웰랜드 와인은 포도나무와 관련된 뭉클한 사랑과 부활의 서사가 녹아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1847년 독일 이민자였던 크리에그(Krieg) 가족은 남호주 바로사 지역에 정착 후 마차 제작 사업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1923년에는 바로사 외곽 북쪽에 과수원과 포도밭을 대규모로 구입, 이곳에 시라즈 포도나무를 심으면서 바로.. 2024. 4. 15. 유쾌하고 상쾌한 피노 그리(Pleasant and refreshing Pinot Gris)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피노 그리, 이태리에서는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라고 불리는 이 와인은 샤도네처럼 진하지도 않고, 소비뇽 블랑처럼 도전적이지도 않지만 프레시한 상쾌함이 최고의 매력이다. 그러니까 오크통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경쾌한 와인인데, 간혹 무게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오크통에 살짝 담그는 와이너리들이 있기는 해도 피노 그리의 진정한 매력은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만들어져 나온다. 약간의 꽃향기와 꽤 새콤한 산도, 미디엄 바디에 푸른빛 감도는 연한 황금색을 띠며 매우 델리킷한 향과 레몬, 멜론, 애플 맛, 아몬드, 꽃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피노 그리는 피노 누아와 같이 서늘한 지방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프랑스 알자스 지방과 이탈리아 북동부의 프리울리에서 좋은 피노 그리가 재배.. 2024. 4. 9. 튀는 이름 쏘는 맛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어려운 이름 때문에 가까이하기엔 조금 멀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게부르츠트라미너는 아주 특별한 매력을 가진 화이트 와인이다. 사실 이름이 어렵기로 말하자면 프랑스어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와인의 품종이나 레이블 읽기가 난수표를 해독하는 일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다. 내가 늘 강조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불어를 배운 사람은 와인세계의 입문에서 30점은 따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게부르츠트라미너는 불어가 아닌 독일어 이름이다. 독어로 게부르츠(gewurz)는 스파이시(spicy)라는 뜻으로 이 와인에서는 톡 쏘는 듯한 자극적인 맛이 난다. 또한 냄새는 달콤한데 맛을 보면 드라이하고 바디가 꽤 있는 편이며, 산도는 비교적 낮다. 이국적인 열대과일 맛, 복숭아와 리치(lychee), 망고의 향과 장미 꽃향.. 2024. 3. 30.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