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Music Story508 지휘자가 실수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휘 예술에는 일도양단으로 자를 수 없는 모호한 영역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지휘자의 지도 아래 연주하는 모든 이가 '그건 정말 실수였다'라고 동의할 수 있는 그런 실수도 있기 마련이다. 주로 마에스트로가 마디당 박자 수를 혼동하거나, 연주자 또는 가수에게 잘못된 지점에 큐 사인을 보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앙상블은 지휘자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 양단간에 선택을 해야만 한다. 찰나의 순간에 이뤄져야 하는 결정이며, 게다가 모든 음악가가 마치 한 몸으로 된 양 내려야만 하는 결정이다. 집단적 결정이 제각각으로 어긋나면 음악적 혼돈이 뒤따르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우 단원들이 서로 눈치를 봐가며 어떻게든 음악은 굴러가게 만든다. 지휘자는 실수를 할 때마다 무거운 양심의.. 2023. 12. 3. 사무엘하의 음악 :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양하리로소이다 "아히마아스가 외쳐 왕께 말씀하되 평안하옵소서 하고 왕의 앞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여 가로되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양하리로소이다 그 손을 들어 내 주 왕을 대적하는 자들을 붙여 주셨나이다"(사무엘하 18장 28절) 본문에 쓰인 단어 '찬양'은 히브리어로 바라크(ברך)입니다. 이 단어는 '축복하다, 무릎 꿇다, 찬양하다'의 의미를 갖습니다. 구약성경에 200회 이상 걸쳐서 이 말은 축복의 뜻으로 쓰였으며 약 70회 정도 하나님께 대한 찬양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이 단어는 우리에게 더욱 싶은 찬양의 본질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축복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축복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축복은 우리가 하나님을 축복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바라크(ברך)의 보다 정확한 번역은 '찬양'보다는 '.. 2023. 12. 2.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과의 관계 지휘는 필연적으로 파트너십이 중요한 행위다. 모든 위대한 지휘자는 궁극적으로 위대한 앙상블과 연을 맺게 되고, 양자 간의 관계는 양측 모두에게 독특한 그 무엇인가를 구축하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교향악단 앞에 처음으로 섰을 때의 기분이 어떨지 한번 상상해 보기 바란다. 무대 위에는 무려 100명의 연주자가 앉아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예술을 연마하여 완벽의 경지까지 끌어올리는 데 평생을 바친 이들이며, 자의건 타의건 각자의 개성을 오케스트라라 불리는 더 큰 존재에 예속시키는 이들이다. 단원들은 힘들고 보상도 변변찮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목관악기 혹은 금관악기 연주자나 현악군 수석쯤 되면 그래도 간혹 독주의 기회를 얻어 자기가 가진 예술가로서의 기교를 표현하곤 한다. 압도적 다수의 단원들은 각.. 2023. 11. 30. 사사기의 음악 : 드보라와 바락의 노래 3 "깰지어다 깰지어다 드보라여 깰지어다 깰지어다 너는 노래할지어다 일어날지어다 바락이여 아비노암의 아들이여 네가 사로잡은 자를 끌고 갈지어다"(사사기 5장 9절)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갖가지 유형의 노래를 부릅니다. 감격에 넘쳐 기쁜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고, 슬픔을 감당치 못한 채 절망의 노래를 삼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노래 자체가 그 사람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보라와 바락의 노래도 그들이 경험했던 현실에서 나왔습니다. 가나안 왕 야빈의 진멸은 하나님의 엄청난 구원 역사를 깨닫게 해 주었으며, 이로 인해 하나님을 찬송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본문은 찬송의 바른 자세 및 삶과 밀착된 일면을 보여 줍니다. '깰지어다'(עור, 오르)는 본래 '뜨겁게 하다'라는 .. 2023. 11. 29. 지휘자의 페르소나 지휘자는 악보 위에 묵묵히 잠들어 있는 음악에 반응하여, 복잡한 몸동작을 통해 음악이 우리 내부를 통과해 나가도록 응원한다. 사람들은 음악에 의상을 입힐 수도 있고 영상을 덧씌울 수도 있다. 음악에 노랫말이나 대사를 곁들일 수도 있고, 음악에 순응하거나 거역하는 춤사위를 붙일 수도 있다. 음악은 시각적 이미지에 찰싹 들러붙고 때로는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신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음악은 근본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이다. 지휘자들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신구(新舊) 걸작들 안의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소외와 연대의 신비, 그리고 각각의 양극단 사이에 놓인 모든 회색 음영을 불와전하게나마 탐험하는 존재다. 그들 작곡가가 모두 영웅인 건 아니었다. 아니, 심지어 위대한 인물이라.. 2023. 11. 28. 악보가 담고 있는 것 고전음악을 지휘하려면 우선 오케스트라 총보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휘자들은 '큐'가 적힌 피아노 축약본을 보고 지휘하곤 한다. 이는 오페레타 지휘에도 쓰인 방식이었고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이른바 '브로드웨이 황금기'에도 자주 사용된 방식이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데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난관은 음악 기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넘어야 할 난관은 머리로 이해한 바를 현실로 옮기는 문제가 될 테고 말이다. 악보는 음악의 의도를 수직(매 순간의 결과적 소리)과 수평(그 과정)이라는 양 축에 기록하고 작곡가의 상상력을 번역한 종이조각이다. 악보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이를 종이에 기록된 단어로 보는 것이다. 수평축을 따라 음악은 구절이 되고 문장이 되며,.. 2023. 11. 26.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85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