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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실수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by 정마에Zeongmae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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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 예술에는 일도양단으로 자를 수 없는 모호한 영역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지휘자의 지도 아래 연주하는 모든 이가 '그건 정말 실수였다'라고 동의할 수 있는 그런 실수도 있기 마련이다. 주로 마에스트로가 마디당 박자 수를 혼동하거나, 연주자 또는 가수에게 잘못된 지점에 큐 사인을 보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앙상블은 지휘자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 양단간에 선택을 해야만 한다. 찰나의 순간에 이뤄져야 하는 결정이며, 게다가 모든 음악가가 마치 한 몸으로 된 양 내려야만 하는 결정이다. 집단적 결정이 제각각으로 어긋나면 음악적 혼돈이 뒤따르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우 단원들이 서로 눈치를 봐가며 어떻게든 음악은 굴러가게 만든다.


    지휘자는 실수를 할 때마다 무거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정확한 박자 지시라는, 자신의 필수적인 책무를 놓치는 건 용서받을 수 없는 과오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단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도 면구한 일이고, 불안 요소를 제거하라고 불러놨더니 오히려 불안 요소를 만드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연주자가 실수를 하면 지휘자는 그 즉시 배의 진로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는 특히 오페아 공연 중에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다. 오페라 가수들은 각자 맡은 배역을 모두 외워야만 한다. 아울러 무대 지시도 숙지하고 거북한 의상을 입은 채 노래해야 하며, 게다가 오케스트라 음향을 뛰어넘어 듣는 이들에게 전율을 안기려면 악기와 다름없는 자신의 몸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신경 써야 한다. 이때 지휘자는 가수들을 제어하고 그들이 어려움을 겪는 대목에서 유용한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손과 팔의 제스처를 미리 익혀두어야 한다. 또한 예기치 못한 실수가 일어나면 곤경에 처한 성악가를 구하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마에스트로는 멀찌감치 무대를 주시하며 혼란에 빠진 가수를 알아본 뒤 말없이 그를 정상 궤도로 이끄어 들일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모든 연주자와 가수를 단합시키는데 지휘자의 초인적인 능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전 세계 그 어디의 지휘 강좌도 이런 순간에 대한 대비책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은 보통 전조 없이 불쑥 나타나 공연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 「지휘의 발견」(존 마우체리 지음)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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