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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 A장조 Op.47 "크로이처"

by 정마에Zeongmae 2021.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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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3년 5월에 완성된 이 소나타는 베토벤의 전 10곡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서뿐만 아니라, 프랑크나 브람스의 소나타를 위시한 이런 종류의 악곡 중에서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만하다. 바이올리니스트 루돌프 크로이처(Rodolphe Kreutzer, 1766 – 1831)를 기리기 위해 1805년 출판되었으며, 이 때문에 "크로이처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크로이처는 소나타의 헌정을 받아들였으나 그의 생애동안 결코 연주하지 않았다.

 

 

1803년의 베토벤 (호르네만에 의한 초상화)

 

 

   이 작품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가장 정열적으로 왕성한 창작력을 불사르던 시기였다. 《영웅 교향곡》, 그리고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 열정 등이 모두 이 무렵 만들어진 작품들이었다. 작곡가의 1803년 스케치북에서 이 작품의 제목은 Sonata per il Pianoforte ed uno violino obligato in uno stile molto concertante come d’un concerto ("협주곡 풍으로 합주되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라고 적혀져 있다. 사실 이 작품에서의 바이올린은 피아노에 대하여 협주곡에서의 관현악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작곡가는 이 작품에 조성의 명칭을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목에서의 조성은 일반적으로 가장조로 되어 있으나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이자 음악이론가인 게르하르트 프라센트는 주요 조성이 사실 가단조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원래 광인 물라토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진 조지 브리지타워에게 헌정될 예정이었다. 작품의 완성 직후(1803년 5월 24일), 아우가르텐 극장에서 비정상적으로 이른 오전 8시에 시작된 연주회에서 베토벤은 브리지타워와 함께 초연을 가졌다. 브리지타워는 즉석에서 연주를 했다; 그는 전에 이 작품을 본 적이 없었고 리허설을 할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초연은 성공적이었다. 초연 이후에 베토벤과 브리지타워는 어긋났다. 두 사람이 술자리를 가지는 동안 브리지타워는 베토벤이 소중히 여기던 여성의 도덕을 모욕했다. 격분한 베토벤은 그에 대한 헌정을 취소하기로 마음 먹었다.

 

 

루돌프 크로이처 (Rodolphe Kreutzer, 1766  – 1831)

 

 

   작곡가 베를리오즈에 따르면, 이 작품의 헌정자인 루돌프 크로이처가 그에게 이 작품에 관하여 "심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많은 베토벤의 다른 도전적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소나타가 레퍼토리에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으나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이 특히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다.

   베토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레프 톨스토이의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는 1889년에 처음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다양한 무대와 영화 제작에 각색되어 베토벤의 작품이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901년 르네 프리네는 톨스토이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동명의 그림을 발표했다.

 

 

크로이처 소나타 초판본 표지

 

 

   이 소나타는 일반적인 바이올린 소나타와는 다르게 화려한 연주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외면적인 연주 효과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박력을 가지고 강렬히 호소해 오는 동적인 정서 및 그에 대응하여 사이에 낀 제2악장의 조용한 아름다움은 당대 특유의 극적인 정신의 기복을 나타내고 있다. 베토벤의 웅변적인 작곡 기술이 가장 해방적으로 위력을 발휘하여 성숙한 베토벤의 충만된 내면의 세계를 크고 풍부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제1악장 : 아다지오 소스테누토-프레스토, A장조, 3/4박자

   서주가 붙은 소나타 형식으로 서주부인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는 바이올린만으로 시작되어 즉시 피아노에 의해 되풀이된다. 그리고 대화하는 스타일로 진행을 계속하여 마침내 피아니시모로 사라진다. 주부는 프레스토, a단조, 2/2박자로 바뀌어 즉시 바이올린이 스타카토로 몰아세우듯 열정적인 제1주제를 연주한다. 이 주제의 리듬이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것은 곧 피아노롤 되풀이되고 다음에 화려한 카덴차가 나타난다. 제2주제는 E장조로 처음에는 바이올린에 의해 우아하고 아름답게 노래된다. 이 주제는 제1주제가 동적으로 강렬한 데 반하여, 조용히 기도하듯 평화로운 취향을 가지고 있어 두드러진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주제가 즉시 피아노에 의해 되풀이된 후에 템포는 일순 아다지오로 바뀌어 한숨 돌리지만, 다시 원 템포로 곧 돌아가 곡은 또다시 격력해져 분명한 악구가 나타나는데, 이어 또 하나의 새로운 주제가 처음에는 피아노에 용맹스럽게 나타나고, 이어 바이올린으로 되풀이된다.

   전개부는 이 새로운 주제를 피아노가 연주하기 시작하여 화려하게 처리된다. 그 후 재현부는 제1주제가 d단조로 나타나 이것이 되풀이하여 원조로 돌아와 경과구를 거쳐 제2주제가 A장조로 옮겨져 재현되어 소나타형식의 규칙대로 진행된다.

   코다에는 제1주제가 화려하게 나타나고, 이윽고 일단 아다지오가 되어 앞서 소개된 악구가 두터운 화음으로 제시되고, 다시 프레스토를 되찾아 찬연히 끝마친다.

   제2악장 : 안단테 콘 바리아치오니

   안단테의 평안한 주제와 4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제 및 변주가 모두 2/4박자이다. F장조의 주제는 피아노에 의해 서정적으로 노래되며 다시 바이올린이 이 주제를 받아 화답한다. 이어 피아노가 중간 악절을 연주하고, 이하 이 두 부분이 교대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3부형식'을 이루고 있다. 

   제3악장 : 피날레 프레스토, A장조, 6/8박자

   이 마지막 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원래 이 악장은 Op.30-1의 바이올린 소나타의 제3악장을 위해 작곡된 것이었으나 그 예정이 변경된 이유는 너무 화려하다는 데 있었다. 사실 이 악장은 약동하는 타란텔라 스타일의 리듬에 지배되어 놀랄만큼 화려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빠르고 화려한 타란텔라는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각자의 기량을 발휘하며 즐겁게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지막 악장에 타란텔라를 넣는 것은 중기의 작곡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적절하게 박자를 바꾸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부분과 역동하는 부분을 적절히 삽입해 변화를 주어 타란텔라의 가벼움을 완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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