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였던 베토벤은 자신의 음악회 출연을 위하여 다섯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다. 그중에 1808-1809년에 작곡된 <피아노 협주곡 제5번 Eb장조, Op.73>(일명 "황제")은 규모가 큰 작품으로, 고전 협주곡의 3악장 구조와 형식의 일반적 윤곽을 그대로 따르며 그 범위를 크게 확대한 것은 물론 내용을 심화시켰다. 즉 협주곡에서 낭만주의 양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다 강력한 극적 효과와 표현력을 추구했다.
베토벤의 협주곡들은 독주자에게 보다 대가적인 기교를 요구하였는데 이러한 기교는 오케스트라와 지속적으로 얽히고 설키며 발전된다.
이 곡은 전통적인 소나타ㅡ협주곡의 구조로부터 벗어나는 시도를 한 곡이다. 제1악장에서 관례적인 관현악적 제시부 대신에 베토벤은 오케스트라와 독주자 사이의 즉흥적인 대화를 시도한다. 오케스트라가 첫화음을 투티(Tutti)로 연주하고 나서 곧 바로 피아노가 화려한 아르페지오 음형을 카덴짜풍으로 펼쳐나간다. 이러한 독주 악기의 화려한 카덴짜품의 시작은 베버, 쇼팽, 슈만, 리스트, 브람스, 그리그, 차이코프스키 등 여러 낭만 협주곡에서 공통적으로 부각된다.
이 피아노의 서주적인 화려한 음형은 발전부의 끝에 가서 다시 출현하여 발전부와 재시부를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즉흥적인 부분은 이 협주곡에 단순히 화려한 음향을 제공하는 장식적인 부분이라기 보다는 악장의 구조적 통일성을 위해 미리 계산된 부분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베토벤은 피아노 협주곡 제4번과 5번을 작곡하는 동안에 6옥타브로 음역이 확장된 새로운 피아노를 가지게 되었는데 특히 협주곡 제5번에서 그는 이 전체 음역을 모두 활용하였다. 이 협주곡은 비엔나에서 완성되었는데 이때 비엔나는 나폴레옹 전쟁과 프랑스 군대의 주둔으로 극심한 고난을 겪고 있었다. 베토벤은 이 시기에 청각을 거의 상실하여 공공음악회에 독주자로 나설 수 없었기 때문에 1812년에 베토벤의 제자였던 체르니가 대신 이 곡을 초연하였다.
'Music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흐의 부업 (2) | 2020.11.02 |
---|---|
하이든: 현악4중주 제78번 “일출” (0) | 2020.11.01 |
가곡의 반주 (0) | 2020.10.26 |
아리엘 라미레츠: 미사 크리올라 (2) | 2020.10.24 |
증기기관차를 너무나 사랑했던 아르투르 오네게르 - ‘퍼시픽231 ’ (4) | 202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