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역사는 신화, 사실, 전설과 민족 설화가 뒤섞여 있다. 이 이야기는 고대의 숲과 사원 안에서 시작되어, 서로 연결된 놀라운 역사의 그물망을 거쳐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지는 현대의 화려한 공간까지 이어진다. 이 다채로운 차의 계보를 풀어내려면 추리소설과 식물 고고학 양쪽 모두를 동원해야 한다.
뜨거운 음료 중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차와 커피와 코코아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소비되는 것은 단연 차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매년 생산 및 소비되는 음료는 2450억 리터에 이르며, 그중 가장 높은 비율인 21퍼센트 이상을 뜨거운 차가 차지하고 있다. 1
역사 기록에 등장한 최초의 차나무는 기원전 2737년경 고대 중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을 다스리던 신농神農 황제는 전설적인 약초학자이기도 했다. 설화에 따르면 신농이 병에 걸려 다양한 약초로 치료약을 만들고 있을 때 야생 차나무 잎 몇 장이 그가 만든 약 속에 떨어졌다고 한다. 차가 든 약을 시험 삼아 먹어본 그는 몸 상태가 한결 나아진 걸 느꼈고, 이 식물에 차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2000년간 중국 문헌에는 차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지 않지만, 기원전 1122년에서 서기 22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공식 기록에 다시 차가 등장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다기도 이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또 다른 설화에 따르면 차 문화는 인도에서 시작되어 불교와 함께 중국과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전파되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불교의 창시자인 싯다르타 고타마가 중국에 온 적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어쨌든 중국과 인도, 그리고 아마도 미얀마와 타이가 야생 차나무의 원산지임은 분명하다. 차나무는 약초로 널리 사용되어 왔는데, 그것을 처음 음료로 만들어 마신 곳은 중국이었다.
780년에 중국 작가 육우가 최초의 차 경전인 <다경>을 출간했다.
명 왕조시대(1368~1644) 중국에서는 찻잎을 우려내는 방식의 차가 유행하게 되었다. 이때까지 아시아 전역에서는 대부분 녹차를 마셨지만, 16세기 후반 중국 푸젠성에서 홍차 생산이 시작되었다.
늦어도 17세기 초에는 네덜란드와 영국 무역상들이 중국산 차를 유럽과 영 제국으로 수송하기 시작했다. 막 싹튼 세계적 규모의 차 무역은 이 과도기에 급성장했고, 악명 높은 동인도회사가 중국산 홍차를 영국으로 실어 나르며 '검은 금' 혹은 무이차武夷茶에 대한 사람들의 끊임없는 열망에 불을 지폈다. 17세기를 거치며 차는 유럽 전역을, 특히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휩쓸었다. 그 무렵 탄생한 영국령 북아메리카의 동해안 식민지에서도 1650년대 초에 이르자 수입을 통해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1773년 의회 조례를 통해 동인도회사가 영 제국 전체의 차 독점 판매권을 얻었으며, 아메리카 식민지에 새롭게 차 관세가 부과되었다. 그 결과는 1773년 12월 16일 보스턴 티파티 사건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 원주민 차림을 한 일단의 식민지 주민들이 관세에 항의하기 위해 영국 선박에 실린 차를 보스턴 항 앞바다에 던진 것이다. 이보다 덜 알려졌지만, 곧이어 동해안 식민지를 따라 위치한 다른 항구들에서도 비슷한 '티 파티' 사건이 아홉 번이나 일어났다. 이 사건들은 결국 미국 독립전쟁으로 발전했으며, 미국이 커피 선호 국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21세기 초에 이른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소비되는 뜨거운 음료는 커피가 지배적이다.
19세기 중반 무렵에는 영국 경제의 거의 5퍼센트가 차 무역과 연관되어 있었다. 중국과 영국 정부 사이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동인도회사의 차 독점 판매권이 폐지되었다. 이는 영국의 열성적인 차 유통업자들이 새로운 차 공급원을 찾아 나서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영국인들은 1788년부터 인도에 다원을 조성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노력의 대부분이 수포로 돌아갔다. 19세기 중반부터 차 무역상들은 일본과 대만, 실론(현재의 스리랑카)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 자립 가능한 차 생산지를 세우는 데 역점을 두었지만, 여전히 중국산 차는 쾌속 범선에 실려 전 세계로 수송되었다. 당시 가장 빠른 해상 운송수단이었던 이 배는 오로지 중국산 차 수송을 위해 개발된 것이었다. 이처럼 차 무역이 활발했음에도 영국 관료들은 중국이 수천 년간 개량해 온 차 생산기술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인 경작 방법부터 차나무 자체에 관한 식물학적 지식에 이르기까지.
그러다 1835년 인도 북동부의 다르질링이 영국령으로 합병되면서 이후 수십 년간 대규모 다원 개발을 위한 기반이 확보되었다. 1848년에 스코틀랜드 출신의 로버트 포천이 중국 차 생산 관련 정보를 최대한 모으고 차나무 씨앗과 묘목을 인도로 밀수하는 대단히 흥미롭고도 위험천 만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이 임무는 놀랍도록 성공적으로 완수되었으며, 이와 같은 산업 스파이 행각 배후의 정치싸움은 1839년 중국의 아편 전쟁을 야기한 결정적 원인이 되기도 했다. 영국의 과도한 중국 차 수입으로 두 국가 사이에 무역 불균형이 일어났고, 이를 상쇄하기 위한 영국의 아편 수출이 중국에서 반발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나자 영국은 중국에서 수입한 차보다 자체 식민지에서 생산한 차를 더 많이 소비하게 되었고, 일본과 실론 등 다른 국가에서도 차 생산량이 급증했다. 새로운 공급원들이 생기고 더욱 다양한 종류의 차가 유통되면서 차 무역과 판매는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2024.11.01 - [흑차 이야기] - 안화흑차(安化黑茶) - 2
https://youtu.be/znNIvm8jk_s?si=cf6_YvQCLAG2HnNj
Tea's history is a mixture of myths, facts, legends, and folktales. The story begins inside ancient forests and temples, extending through an interconnected web of incredible history to a modern, glamorous space where there is active trade all over the world. Unleashing this colorful tea genealogy requires mobilization of both mystery and plant archaeology.
Tea, coffee, and cocoa are the three most important hot beverages worldwide. Tea is by far the most consumed. According to the latest statistics, hot tea accounts for the highest proportion of more than 21 percent, with 245 billion liters of beverages produced and consumed annually in the world.
The first tea tree to appear in historical records dates back to ancient China around 2737 B.C. Emperor Xingnong, who ruled China at the time, was also a legendary herbalist. The legend says that when Xingnong fell ill and was making therapeutic medicines with various herbs, several wild tea tree leaves fell into the medicine he made. After testing the medicine with tea, he felt that he was in a better condition and named the plant tea. For the next 2,000 years, no record of tea appeared in Chinese literature, but tea appeared again in official records believed to be between 1122 B.C. and 22 A.D. The first tea ceremony ever discovered was also made during this era.
Another legend says that tea culture began in India and spread to other Asian countries, including China and Japan, along with Buddhism. However, no solid evidence has been found that Siddhartha Gautama, the founder of Buddhism, has ever been to China.
In any case, it is clear that China, India, and possibly Myanmar and Thailand are native to wild tea trees. Tea trees have been widely used as herbal medicines, and the first place to make and drink them was in China.
In 780, Chinese writer Yuk Woo published the first tea scripture, <Dagyeong>.
During the Ming Dynasty (1368-1644), tea made by brewing tea leaves became popular in China. Until then, most of Asia drank green tea, but black tea production began in Fujian Province, China in the late 16th century.
At the latest in the early 17th century, Dutch and British traders began transporting Chinese tea to Europe and the British Empire. During this transition period, global tea trade, which had just sprouted, grew rapidly, and the infamous East India Company transported Chinese black tea to Britain, igniting people's constant desire for 'black gold' or tea-free tea. Tea swept across Europe through the 17th century, especially France and the Netherlands. Tea became available through imports by the early 1650s even in the eastern coastal colonies of British North America, which were born around that time.
Through a parliamentary ordinance in 1773, the East India Company gained the exclusive right to sell tea throughout the British Empire, and new tea tariffs were imposed on American colonies. The result was the Boston Tea Party incident on December 16, 1773. A group of Native American colonists threw tea on a British ship off the coast of Boston Harbor to protest the tariffs. Although less well known, nine similar 'tea party' incidents occurred soon after in other ports along the East Coast colony. These events eventually developed into the American Revolutionary War, which influenced the United States to become a coffee favorite. As a result, coffee is still the dominant hot drink consumed in the United States in the early 21st century.
By the mid-19th century, nearly 5% of the British economy was related to tea trade. The East India Company's right to sell tea was abolished due to political conflict between the Chinese and British governments. This prompted British enthusiastic tea distributors to seek new sources of tea. The British had tried to create a pluralism in India since 1788, but most of the effort came to nothing. From the mid-19th century, tea traders focused on establishing independent tea production sites in Japan, Taiwan, and other regions, including Ceylon (now Sri Lanka), but Chinese tea was still transported around the world on high-speed ships. The ship, which was the fastest sea transportation at the time, was developed solely for the transport of Chinese tea. Despite the brisk tea trade, British officials thought they needed more direct information on tea production technology that China had improved for thousands of years. From basic cultivation methods to botanical knowledge of tea trees themselves.
Then, in 1835, Darjeeling in northeastern India was merged into British territory, laying the groundwork for large-scale pluralistic development over the following decades. In 1848, Robert Fortune, a Scot, was tasked with the intriguing and dangerous task of gathering information on Chinese tea production as much as possible and smuggling tea tree seeds and seedlings to India. This mission was accomplished with a remarkable success, and the political fight behind industrial espionage was also the decisive cause of China's Opium War in 1839. Britain's excessive import of Chinese tea caused a trade imbalance between the two countries, and Britain's opium exports to offset it caused a backlash in China.
Decades later, Britain consumed more tea from its own colonies than imported from China, and tea production surged in other countries, including Japan and Ceylon. Tea trade and sales spread worldwide as new sources of supply were created and more diverse types of tea were distributed.
- World consumption of beverages, Wageningen Academic Publisher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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