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지휘자는 해석을 할 뿐이고 세세한 것은 콘서트마스터에게 일임한다. 한편 콘서트마스터는 '이 지휘자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내가 나서서 잘 중재를 해야겠다.'라고 종종 생각한다. 이러한 관계는 듣기에도 기분 좋은 일이고 오케스트라 음악을 듣는 또 하나의 매력이 될 수 있다. 오케스트라와 이런 원만한 관계를 이루는 지휘자가 더욱 많이 나와야겠다.
일회성이 강한 라이브 무대에서는 좀 더 과감한 연주를 바라는 청중이 많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이런 연주는 해내기 어렵다. 자기를 주장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오케스트라를 창조해 내는 것은 옛 지휘자들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요즘 점진적이긴 하지만 그러한 전통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이 대두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편다. 단 책임도 확실히 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지휘자의 재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비극으로 끝나 버리고 말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관계란 것이 일종의 정치라고 볼 수 있다.
지휘자는 연륜이 쌓임에 따라 좀더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게 되고 오케스트라 전체가 자신의 뜻대로 따라와 주니까 강한 개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언론은 누가 어느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가 됐는지 따위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 지휘자가 잘하는 장르는 뭔지, 오페라에 맞는지, 콘서트에 맞는지 등을 정확히 보도하지 않으면 별의미가 없을 것이다.
상임 지휘자라는 이름보다도 그가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토스카니니와 NBC, 호그우드와 엔션트, 뒤트와와 몬트리올 같은 경우다. 또 한편으로는 클라이버처럼 객원 지휘를 고집하면서 몇 안 되는 레퍼토리로 절대적인 것을 들려주는 지휘자도 더 나와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관계는 더욱 농밀해지고 연주에 개성을 불어넣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런 경우에 있어서의 개성이란 19세기를 풍미한 <거장>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지휘자상을 전망해 보자면 전문가 시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까지는 어떤 곡이든 연주해 내는 지휘자를 선호하고 받아들였으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곡, R. 슈트라우스의 관현악곡....... 이런 식으로 이것저것 조금씩 손을 대서는 결국 표면의 색채 처리만을 배울 뿐 소재에서부터 아무것도 구성해 낼 수 없게 될 것이다.
2023.08.31 -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 지휘자 멘델스존
https://www.youtube.com/watch?v=oI5e5J48qYg
Usually, the conductor only interprets and leaves the details to the concert master. Meanwhile, the concertmaster said, "It's because this conductor is not good at expressing, but he has a great idea. I'll have to step up and mediate." he often think that. This relationship is pleasant to listen to and can be another attraction to listen to orchestra music. There should be more conductors who have such a smooth relationship with the orchestra.
There are many audiences who want a bolder performance on a live stage with a strong one-off. There is always a risk to accommodate these demands. Such a performance is difficult to achieve without a trust relationship between the orchestra and the conductor. It was the way of the old conductors to assert themselves and create an orchestra in their own way.
These days, however, there is a tendency to return to that tradition, albeit gradually. 'By doing so, you make your case. However, I will definitely take responsibility.That's what it means. But all of that will end in tragedy if the conductor's talent is not supported. In this way,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nductor and the orchestra can be seen as a kind of politics.
Conductors will be able to convey their arguments more clearly as their experience accumulates, and the entire orchestra will follow their own way, so they can demonstrate their strong personality. The general media is interested in who became the permanent conductor of which orchestra. However, in the future, it will be meaningless if the conductor does not accurately report what genre he is good at, whether it fits the opera or not.
Rather than the name of a permanent conductor, a shift in the idea that he should be in the position he should be in should be made. For example, Toscanini and NBC, Hogwood and Entente, Dutwa and Montreal. On the other hand, more conductors who insist on guest conducting like Kleiber and tell them the absolute thing with the few repertoires will have to come out. If so,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nductor and the orchestra will become more dense and instill personality in the performance. Perhaps there is something different about personality in such a case from "virtuoso", which was rich in the 19th century.
Finally, if we look at the future of the conductor, I think it will be an era of experts. So far, they have preferred and accepted conductors who play any music, but they will change in the future. Lespigi's Roman trilogy, Stravinsky's three major ballets, R. Strauss' orchestral music ... if you touch a little bit like this, you'll only learn the color processing of the surface, and you won't be able to compose anything from the mate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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