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Fourtune) 50대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흥미 있는 결과가 제시되었다. 내노라하는 굴지의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임원회의나 주주총회에서는 세련되고 감동적인 연설을 하지만 어떤 성과를 축하하는 파티나 사적인 모임에서는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많은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무겁고 장중한 대회에는 익숙하지만 가볍고 설레는, 개인적인 친밀함을 드러내야 하는 대화에는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흥미로운 건 지금부터다. 한 해 수천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이 가볍고 사소한 대화기술을 익히기 위해 비공식적 관계를 컨설팅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아낌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볍고 사소한 대화를 결코 가볍고 사소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공식적인 석상에서 뛰어난 연설가로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 정작 가볍고 친밀한 모임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두려움 때문이다. 특정한 누구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압박에서 비롯된 두려움이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파블로 카잘스는 대규모 공연에서는 전세계 청중의 격찬을 받았지만, 규모가 작은 무대에서는 극심한 무대 공포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팝스타 칼리 사이먼은 소극장 라이브 공연은 꿈조차 꾸지 못했고, 닐 다이아몬드 또한 공연 때마다 가사가 적힌 프롬프터의 설치를 요구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사람들과의 거리가 좁혀지면 좁혀질수록 커다란 두려움에 시달렸던 것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가볍고 사소한 대화에 깊음 두려움을 나타내는 사람은 자신의 두뇌에 '노레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지나치게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사람들만 보면 여전히 엄마의 치맛자락 뒤로 숨는 아이나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책상 밑으로 숨는 아이와 같은 사람들이다.
두려움은 사람이 갖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따라서 두려움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감추고 강한 척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자신의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표현하는 '용기'를 갖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바로 그 용기가 상대에게 뜻밖의 감동을 줄 수도 있다.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자는 두려움을 잘 감추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을 잘 표현해 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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