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모아 국내 기업에 과감히 투자했는데 경제 여건이 나빠졌다고 치자. 투자한 사람은 그동안 투자한 돈은 물론 부채로 인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될 수 있는 대로 분산해서 관리하고 조언한다. 그들은, 고객이 맡긴 돈을 여러 나라에 분산 투자하고, 현금도 여러 나라 돈으로 나눠 관리한다. 미국과 거래할 일이 없어도 달러 통장을 만들어둘 것을 권한다. 원화가 갑자기 추락했을 때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통장은 실제로 미국 돈이 통장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달러 시세에 맞춰 한국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일종의 '증명서'다. 특히 해외 금융사에서 융자를 받은 적이 있는 사업가라면 반드시 달러 통장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라스베이거스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동산 투자지역 중 하나였다. 한국인도 이곳의 부동산을 많이 구입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한국의 투자자가 미국 은행에서 달러로융자를 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주택을 구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에 가지고 있는 유동자산을 원화로 통장에 집어넣었는데 환율이 바뀌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환율이 IMF 이전처럼 달러당 800원이고 은행 할부금이 매달 2천달러라면 이 사람은 매달 한국 돈으로 160만 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이 5억 원의 유동자산을 연 4%의 이자가 지급되는 예금 통장에 넣어놓은 상태이며 이자 수입을 할부금에 보탤 계획을 갖고 있다고 치자. 달러 값이 그대로라면 별 문제가 없다.
5억 원X4%=2천만 원. 이 돈을 다시 1년 12개월로 나누면 매달 1,666,666원을 이자로 받는다. 이 돈으로 할부금 160만원을 지급하면 66,666원이 남는다. 그런데 만약 IMF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해 원화가 달러당 2천 원으로 올랐다고 치자. 이제 할부금은 16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늘어난다. 할부금이 2배 이상 높아져 큰 부담이 된다. 만약 이런 경우를 대비해 달러 통장에 5억 원 상당을 넣어놓고 달러로 이자를 받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환율 변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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