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명상 수행 체험에서 의식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무수히 많은 주관적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행복한 시간은 그 짧음에 늘 아쉬워하게 되는데 이는 의식이 지향하는 것을 행할 때 일어 나는 시간의 상대성 때문이다.
차 명상 수행은 느림의 철학과 습(習)이다. 우리는 느린 동작으로 의식을 집중할 수 있으며 느림은 나와 상대와의 관계를 살피는 힘을 키워준다. 또한 느리고 부드러운 동작은 몸속 기(氣)의 흐름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집중과 몰입을 위해서는 천천히 생각하는 슬로우 싱킹(slow thinking)이 필요하며, 느림은 광속의 시대에도 귀소본능을 자극하는 요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차 명상이 지향하는 느림이라는 시간 의식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과 더불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수행법이다.
또한 차 명상은 반복과 지속이라는 시간 의식 속에서 체화된 시간, 습(習)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새로운 습관을 획득하는 것은 몸이 세계 내의 목적을 향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지속해서 획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은 끊임없이 과거로 변양, 침전되어 가겠지만 주관적 경험은 자아 스스로 머물고 보존된다.
차 명상 수행은 발생적 현상학의 입장에서 감각을 비롯한 모든 것은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사라졌다가 생겨나는 생(生)과 멸(滅)의 법칙 속에서 수행된다고 볼 수 있다. 차 명상 수행의 시 · 공간 의식은 적당함, 중정, 조화, 균형을 지향한다. 조선 후기 차의 중흥조 초의선사(1786-1865)가 쓴 [동다송]에서 강조한 중정은 찻잎과 물의 상황에 맞게 차를 잘 우리는 방법인 동시에 사람의 마음과 도(道)가 모두 포함된 윤리적인 삶을 뜻한다. 차를 우리고 마시는 방식에 있어서 正은 과학적 이치이자 세밀한 탐구이며 中은 시간, 공간과 사람의 조화를 위한 응용이다. 다시 말해 차 명상에서 강조하는 중정은 균형과 조화이다.
우리는 차 명상 수행을 통해 몸의 이완과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유 · 불 · 도(儒 · 佛 · 道)에서 모두 차로써 마음을 다스려왔다. 차 명상의 치유 효과와 관련된 최근 연구자료들은 차명상이 현대인들의 정서안정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해 준다.
차는 오랜 역사를 거쳐 국제교류, 절대자와의 소통을 위한 종교적 소통, 문사들의 사교와 소통, 학문의 소통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대면의 장으로 활용되었으며,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가 되어왔다. 그 이면에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정성스럽게 상대를 배려하는 다도 철학의 핵심은 중정이 있기 때문이다.
https://mortonarb.org/explore/activities/adult-programs/tea-meditatio
Tea Meditation | The Morton Arboretum
Experience the transformation of the process of tea-making into a meditation during this intimate session at The Morton Arbore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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