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시대에 유행했던 고전적 모음곡은 서곡이나 또는 전주곡으로 시작되는 몇 개의 춤곡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구성 양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춤곡의 수나 종류는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전형적인 구성은 알레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지그 등으로 이루어지며, 이 기본적인 춤곡 사이에 경우에 따라 다른 춤곡을 삽입하는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가보트, 메뉴에트, 부레, 파스피에 등의 춤곡이나 춤곡의 성격을 갖지 않는 아리아 등을 삽입하게 되는데 이것은 모음곡이 점차 원래의 무도적 성격에서 순수한 기악의 양식으로 변모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관현악 모음곡 제2번」은 현악 합주에 독주 악기로서 한 개의 플루트를 사용하고 있어 마치 플루트 협주곡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곡은 바흐가 플루트의 밝고 명쾌한 성격을 발휘하기 위해 쓰인 것으로 독특한 리듬을 갖는 해학적이고 경쾌한 모음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끝곡에 지그를 배치하는 것이 관례인데도 바디네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곡은 당시의 습관으로 보아 미리 어떤 연주자를 염두에 두고 작곡된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바흐 시대에는 목관악기 중에서 플루트가 가장 인기가 있었고 그에 따라 명수들이 많았습니다. 오늘날 이 작품이 비교적 많이 연주되는 이유는 플루트의 기교와 아름다운 음색이 충분히 이 작품에서 발휘되어 있고 그 연주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악기 편성은 플루트 1, 제1 바이올린,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콘티누오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악장 서곡, b단조 4/4박자
관습대로 프랑스풍의 서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그라베로 시작되어 중간부에 쾌활하고 빠른 알레그로를 두고 다시 그라베가 되돌아오는 3부로 되어 있습니다. 맑은 현악기의 음색 위에 투명한 플루트의 선율이 아름다운 음색적으로 효과가 큰 서곡입니다. 그라베의 주부나 알레그로의 중간부는 각기 반복됩니다.
제2악장 론도, b단조, 2/2박자
경쾌한 론도 형식입니다. 가요적인 선율을 사이에 두고 경쾌한 론도 주제가 3번 반복됩니다. 이 론도 주제는 플루트와 제1 바이올린이 같은 음으로 마치 춤을 추듯 아름답게 연주됩니다.
제3악장 사라방드, b단조 3/4박자
이 장중한 사라방드는 모방적인 카논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흐의 사라방드는 춤곡이라기보다는 대개의 경우 가요적입니다. 이 곡도 플루트와 제1 바이올린이 같은 음으로 연주하며, 느린 안단테로 전악절과 후악절의 2부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곡도 일반적인 사라방드의 경우와 같이 주제의 모방적인 형식인 카논의 기법을 사용하며 대범한 주제를 모방해 가는 유창한 맛이 인상적입니다.
제4악장 부레, b단조 2/2박자
생기 발랄한 곡입니다. 곡은 제1 부레와 제2 부레로 구성되며 제2 부레는 중간부가 되는 트리오에 해당됩니다. 제1 부레는 활발한 알레그로로 되어 있고 제2 부레는 플루트가 조용하게 독주하는 명상적인 악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악기의 음색과 빠르고 느리고 하는 속도의 대조를 가지고 곡의 느낌을 변화 있게 꾸민 음악입니다. 이것은 고전적 모음곡에서 춤곡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가 없었기 때문에 악기의 사용법에 변화를 추구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제5악장 폴로네이즈, b단조 3/4박자
약간 애조를 띠는 단아한 폴로네이즈로 플루트가 변주를 합니다. 원래 폴로네이즈는 폴란드의 민속 춤곡으로 16세기말에 궁정으로 들어와 예술적인 음악이 되었으며, 후에 쇼팽에 의해 예술적인 작품으로 꽃 피우게 되었습니다. 바흐는 이 곡에서 폴로네이즈의 일반적인 속도보다 약간 느린 모데라토의 중간 속도로 취급하여 이 춤곡의 단아하고 유려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플루트의 선율은 기교적이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전악절에서는 플루트와 제1 바이올린이 같은 음으로 주제를 연주하고 후악절은 저음부의 선율에 대해서 플루트가 화려한 장식적인 연주를 해갑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다음에 다시 폴로네이즈로 되돌아갑니다.
제6악장 메뉴에트, b단조 3/4박자
사랑스러운 메뉴에트로 전악절과 후악절의 2부로 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부는 다른 경우와 같이 반복되고 플루트와 제1 바이올린은 시종 같은 음으로 주제를 연주합니다. 속도는 약간 빠른 알레그레토의 속도이며, 바흐는 다음의 끝 곡을 화려하게 돋보이기 위해서 이 메뉴에트를 그 앞에 배치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제7악장 바디네리, b단조 2/4박자
바흐는 플루트의 명랑한 특징을 끝곡에서 살리기 위해서 일정한 춤곡도 아닌 바디네리를 끝에 배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디네리(Badinerie)'는 희유라든가 농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로써 플루트의 발랄하고 쾌활한 독주를 대상으로 하여 이 곡을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곡은 플루트의 명쾌한 빠른 악구에 대해서 저음이 모방적으로 움직여 퍽 흥미롭습니다. 이 곡도 전악절과 후악절의 2부 형식으로 되어있는 유머러스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넘치는 곡입니다.
https://youtu.be/_TOkc43g6ng?si=RC8qF7zK1sHX8Tgr
'Music Story > BA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타타 제4번 《그리스도는 죽음의 포로가 되어서도》BWV4 / Cantata 《Christ lag in Todesbanden》BWV4 (24) | 2024.03.20 |
---|---|
관현악 모음곡 제3번 D장조 BWV1068 / Overture No.3 D Major BWV 1068 (125) | 2024.02.03 |
쳄발로 협주곡 제1번 d단조 BWV1052 / Konzert für Cembalo und Orchester Nr.1 d-moll BWV1052 (19) | 2023.11.12 |
전주곡과 푸가 D장조 BWV532 (25) | 2023.08.22 |
토카타와 푸가 F장조 BWV540 (0) | 2023.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