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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포기하지 마십시오 여행하다 굽은 길을 만나면 덜컥 겁이 납니다. 운전하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고 저렇게 굽은 길을 어떻게 갈 수 있을까” 하고 염려하는 것이죠.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 자리에 가면 멀리서 보던 굽은 길이 점점 펴진다는 걸 알게 됩니다. 또한 등산을 할 때도 ‘저 높은 산에 오르기까지 어디에 길이 있을까’라고 걱정하지만 사실 가까이 가보면 멀리서 보이지 않던 길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 길을 따르면 결국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이죠. 우리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굽은 길이요 도무지 길이 없어 보이지만 막상 그 자리에 가면 굽은 길도 펴지고 없던 길도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미리 염려하고 미리 걱정하고 미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길이..
춘천 "해설이 있는 실내악 두번째" 코로나 사태로 무대의 모든 일상이 정지 되었던 7개월 조금 넘는 시간을 뒤로 하고 드디어 지난 주말(2020. 10. 10. 토) 오후 무대에 올랐습니다. 방역에 대한 조치들로 인해 입장 관객은 50여명으로 한정되었고, 무대에도 경계선이 있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었지만 무대에 선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시간이었습니다. 리허설을 마치고 무대에 조명이 밝혀지고 지휘자가 아닌 해설자로 나선 발걸음이 무대로 향하는데 가슴 속으로부터 떨림이 머리로 전해졌습니다. 객석이 비록 암전 상태하고는 하나 평소에는 무대의 조명만으로도 객석에 앉은 관객들의 모습을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날은 전혀 객석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긴장한 탓에.... 원래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인데, 너..
증기기관차를 너무나 사랑했던 아르투르 오네게르 - ‘퍼시픽231 ’ 커다란 기차 앞에 한 사람이 서있다. 그는 기차를 운전하는 기관사도, 고장 난 기차를 수리하는 정비사도 아니다. 바로 작곡가 '아르투르 오네게르Arthur Honegger'(스위스, 1892~1955)이다. 그는 기차를 무척 좋아했던 대표적인 음악가이다. 스위스인을 양친으로 하여 1892년에 프랑스 르아브르에서 태어난 오네게르는 음악을 좋아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을 배웠고, 피아노를 잘 치는 어머니와 함께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음악 못지않게 꼬마 오네게르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배, 기차 같은 탈것이었다. 특히 항구 도시에서 자라서인지 여러 종류의 배를 일일이 구분할 정도로 배에 대해서 많이 알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나이 또래의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플립사이드(Flipside) 아담 J. 잭슨이 쓴 ‘플립사이드(Flipside)’라는 책이 있습니다. 플립사이드란 ‘레코드판의 뒷면’ ‘사물이나 사람, 현상의 이면’ 등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책은 성공한 사람들의 ‘뒷면’을 조명합니다. 저자는 이들의 성공 이면에 ‘좌절의 순간에 발견한 작지만 소중한 기회’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가령 책에는 자전거 사고로 치아를 다친 사이먼 퍼첼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했는데 영국에서는 시술 비용이 2만 달러가 넘게 필요했습니다. 퍼첼의 아내는 남편에게 헝가리로 가서 시술을 받으라고 권유했고, 결국 그는 헝가리에서 4000달러를 내고 시술을 받습니다. 특이한 건 그 이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퍼첼은 영국에서 헝가리의 저렴한 치과 시술을 홍보하는 회사 ‘스마일 세이버’를 창..
프로코피에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익스피어의 초기 작품으로 반드시 높은 예술성을 지닌 문예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그 내용이 음악과 잘 맞아 지금까지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오페라 14편, 몇 개의 교형곡, 가곡, 피아노 곡, 부수 음악 등으로 작곡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뛰어난 것이 아니어서 자주 연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프로코피에프의 발레곡은 이들 작품에 비해 그 정서의 깊이나 개성의 예리함에 있어서, 그리고 그 규모의 크기에 있어서도 훨씬 우위에 서있다. 프로코피에프는 이 작품에서 실험주의로부터 자연주의로, 모더니즘에서 로맨티시즘으로 복귀하여 곤란한 전환기에로의 벽을 멋지게 타파하였다. 이 작품은 항상 소극적인 명료성과 정열을 덧붙여 더없이 슬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 한편 이야기의 운명적인 ..
그리웠던 무대 춘천에서 연주회를 마치고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코로나로 콘서트를 못하다 올해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런저런 방역조치들로 인해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역시 무대가 제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무대에서 자유롭게 여러분들을 만나게 될런지....ㅜㅜ
인맥 계산 인간의 가장 큰 결점은 바로 잘못된 셈법이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크게 여기고 남들이 베푼 것은 하찮게 여긴다.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에서 - 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을 새기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 깊이 새겨 두라. 남이 내게 베푼 것은 잊지 말고, 남에게 원망이 있다면 잊어라.’ 그런데 그렇게 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과 남에게 받은 원망을 꼭꼭 새겨둡니다. 그대신 내가 남에게 한 잘못과 남에게서 받은 은혜는 금세 잊습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자신이 베푼 사람들을 메모지에 적었지만, 그 메모지에 기록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로부터 받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완종 전 회장의 지인은 망자(亡者)를 이렇..
베버의 어린시절 독일의 로맨틱 오페라의 창시자이며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쩨와는 사촌간인 베버(Carl Maria von Weber)는 1786년 11월 18일에 독일의 올덴부르크에서 태어났는데, 베토벤이 고향인 본에서 소년 음악가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무렵이었고, 모차르트가 아직 살아 있어서 빈에서 화려하게 활약을 하고 있던 때이다. 베버의 집안은 가명에 폰이 붙어 있는 것으로도 분명하듯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페르디난트 2세로부터 남작의 칭호를 받은 오스트리아의 지주인 요한 밥티스트 폰 베버를 선조로 하는 귀족집안으로, 그의 아버지인 작곡가 프란츠 안톤(1734~1812)도 남작의 작위를 가지고 있었다. 베버의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도 신동으로 만들고자 일찍부터 음악을 가르쳤다. 그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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