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발라드 제1번 G단조 op.23은 2003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 The Pianist'에 삽입된 곡입니다. 자신만의 은신처에서 허기와 추위, 고독과 공포 속에서 끈질기게 샌존을 이어가던 폴란드 유대인 스필만은 독일군 장교 호젠펠트에게 발각됩니다. 스필만에게 심분을 대라고 요구하자 스필만은 피아니스트라고 대답합니다. 한동안의 침묵 후에 스필만에게 연주를 명령하는 독일군 장교, 그리고 어저면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가 된지도 모르는 순간, 스필만은 온 영혼을 손끝에 실어 연주를 합니다. 에이드이언 브로디는 이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쇼팽의 발라드 제1번 G단조 op.23은 네 개의 발라드 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곡입니다. 슈톡하우젠 남작에게 헌정되었으며 미츠키에비치의 시 '콘라드 월렌로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조국 폴란드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쇼팽에게 애국 시인이었던 미츠키에비치의 시는 충분히 큰 감명을 주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작곡할 당시 쇼팽의 나이는 스물 여섯살으로 그 때문인지 그의 열정과 애국심이 부각되어 있는 곡입니다.
발라드 제1번은 자유로운 변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주는 “자, 이제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야기할 테니 잘 들어주십시오.”라고 읊조리는 듯합니다. 약간의 불협화음이 나타난 후에는 우아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제1주제를 우아하고 유연하게 노래하면서 열정을 점점 더해 리드믹컬하게 선율이 이어집니다. 클라이맥스로 오른 후에는 눈부신 아르페지오로 전개되면서 장조가 단조로 바뀌게 되고 점차적으로 고요해지면서 제2주제가 나타납니다.
중후한 화성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 다시 폭발적인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카덴차에 이르고 난 후 경쾌한 음악의 흐름으로 바뀝니다. 점차적으로 화려한 선율이 이어진 후 화려한 코다에 이르러 미친 듯이 거친 열정이 넘쳐납니다. 20대 젊은 쇼팽의 솔직한 감정 노출은 듣는 이를 완전히 곡속으로 푹 빠져들게 만듭니다. 그리로 피날레에 이르러 극화된 대사건의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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