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의 칸타타 《첫 번째 발푸르기스의 밤》은 괴테의 담시를 텍스트로 하여 작곡한 음악으로, 서곡과 9곡의 본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8세기, 독일의 성녀였던 발부르가 (St. Walburga)의 날 전야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봄이 시작되는 5월 1일의 전야인 4월 30일 밤에 브로켄 산에서 마녀와 악마들이 모여 난장을 벌인다는 전설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이 칸타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곡입니다. 이 서곡과 관련하여 멘델스존은 상당히 고민을 했으며, 그러한 사실은 그가 1831년 7월 7일 가족에게 "서곡을 큰 심포니로 만들지, 아니면 봄에 대한 짧은 도입부로 만들지를 아직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요. 누님에게 이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어요."라고 적어 보낸 편지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5개월 후 멘델스존은 a단조 서곡을 완성하였고, 그 서곡에 "그것은 궂은 날씨를 표현한다. 며칠 전 도입부를 완성했는데, 거기서 눈과 얼음이 녹고 봄이 온다."라고 부연 설명을 합니다.
서곡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 "궂은 날씨 ( Schlechtes Wetter)"와 "봄으로의 과도기 (Übergang zum Frühling)" 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작곡가가 원래의 시에서는 표현되지 않은 내용을 음악적으로 새롭게 창조했다는 점에서 이 서곡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다시 말해, 괴테의 원작은 오월의 싱그러운 자연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약동하는 계절과 얼음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숲은 게르만인들이 신성한 옛 풍습을 상기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런데 멘델스존은 서곡을 통해 원작에는 없는 게르만인들의 겨울, 즉 억압과 추위와 위협과 고난의 시간을 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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