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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모깃불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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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의 하루가 길었다. 친구와 마주 앉아 나눈 비즈니스 미팅은 단순한 일 이야기를 넘어, 서로의 길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어 경산으로 자리를 옮겨 경주 프로젝트를 위한 워크숍을 마쳤다. 머릿속에 쌓인 생각의 갈래들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채 맴돈다.


워크숍을 마친 경산의 마당에 모깃불을 피웠다. 마른 나뭇가지와 풀잎이 타들어가며 피워 올리는 흰 연기가 어둠 속으로 천천히 솟아오른다. 불씨는 작지만 그 빛은 분명하고, 연기는 흩어지면서도 한 방향으로 흐른다. 마치 오늘 하루 동안 오간 대화와 구상들이 한데 모여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것처럼.

내일은 경주 현지 답사가 있다. 책상 위 자료와 회의실의 논의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땅을 직접 밟고 공기를 느끼는 시간이다. 프로젝트의 진짜 얼굴은 늘 현장에서 드러나곤 했다.

앞으로의 여정을 어떻게 풀어갈까. 서두르지 않되 멈추지도 않으면서, 이 연기처럼 흩어지는 생각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가는 일.

오늘 하루가 그 시작이었다면, 내일은 그 길 위로 한 걸음 더 내딛는 날이 될 것이다.불이 사그라들 때까지, 낯선 마당 한쪽에 조금 더 앉아 있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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