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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

브람스 교향곡 제2번 D장조 작품 73(Brahms Symphony No.2 D Major, Op.73)

by 정마에Zeongmae 2023.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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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이 극적이고 압박감을 준다면 제2번은 기쁨과 즐거움이 넘쳐흐른다. 마치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에서 걱렬한 투쟁으로 느끼는 피로감을 교향곡 제6번 '전원'에서 완전히 전환시키는 것과 상통한다. 그래서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을 교향곡 제1번을 베토벤의 교향곡 제10번이라고 하고, 이 교향곡 제2번을 브람스의 전원교향곡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이 교향곡은 단시일에 완성되었다. 1877년 여름 페르차하에서 초안을 만들고 가을에 바덴바덴에서 완성했다. 브람스가 잠시 전원 생활을 하며 이 곡을 썼다고해서 전원 풍경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작곡 순서는 1악장, 4악장, 그 후 중간의 2악장, 3악장 순으로 진행 되었으며, 자필 초고를 클라라 슈만에게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정식 초연은 1877년 12월 9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파트악보를 사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오케스트라의 연습시간이 충분치가 못했기 때문에 초연은 부득이 12월 30일로 연기되었다. 초연 당일, 빈 무지크페라인 잘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한스 리히터의 악보는 브람스가 손으로 쓴 초고였다. 아직 악보가 인쇄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브람스는 평론가 에두아르 한슬릭에게 쓴 편지에서 자신의 교향곡 제2번에 대해 “밝고 사랑스러운 곡”이라고 표현했다. 빈 사람들의 기질에도 맞았던 이 곡의 초연은 3악장을 반복해서 연주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브람스를 무대로 불러내는 커튼콜이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한다.

    초판 악보의 출판은 1878년 8월에 짐로크에서 되었다.

    브람스의 특징적인 장중함이 이 곡에서도 나타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명랑하고 발랄한 건강미가 이 곡에 친밀감을 주며, 관현악법에 있어서도 다른 곡에 비해 변화가 풍부하다. 아마도 이러한 요소가 당시(낭만시기)의 연주자들과 청중을 기쁘게 했을 것이다.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이 곡의 도입부에 대해 음악학자 헤르만 크레츠머는 “저물어 가는 태양이 숭고하면서도 맑은 빛을 던지고 있는 즐거운 풍경”이라고 그럴 듯하게 묘사했다. 저음현의 기본 동기에 목관과 호른이 부드럽고 목가적인 온기를 띠고 제1주제를 연주한다. 이후 바이올린이 고풍적이고 명랑한 새로운 선율을 표현하고 비올라와 첼로가 제2주제를 연주한다. 제시부가 끝나면 발전부로 들어가는데, 그 전에 호른의 제1주제가 나타나서 여러 갈래로 전개된다. 재현부에서는 오보에가 제1주제를 연주하면 이것이 여러 가지 악기로 옮겨져 연주된다. 얼마 후 제2주제가 비올라와 첼로에 의해 나타난다. 코다는 제1주제로 시작돼 여러 갈래의 발전을 보이다가 사라지듯이 조용히 끝난다. 때로는 장엄하면서 그러나 비극적인 감정이 저류로 흐른다. 이런 감정은 낭만적인 서정 속에 녹아 있다.

    2악장 아다지오 논 트로포
    1악장의 유쾌한 기분과는 대조적으로 적적하고 외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먼저 제1주제가 나타나 여러 가지 변화를 보인다. 그 후 목관에 의해 밝고 귀여운 새 선율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제2주제다. 이 주제가 현악기와 관악기에 의해서 응답하는 식으로 반복되고 나서 제1바이올린이 제3주제라 할 새로운 선율로 연주한다. 재현부를 지나 팀파니의 조용한 울림이 있은 뒤 고요히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 느린 템포의 노래하는 듯한 멜로디가 중심이다. 3개의 주요 멜로디가 제각기 특징을 보이며 조용히 우수에 잠기는데, 그러면서도 애정에 찬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3악장 알레그레토 그라치오소
    빠르고 아름다운 이 악장은 론도 형식을 따르면서도 스케르초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2악장에서 볼 수 있었던 침울한 기분은 사라지고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소박하고 매혹적인 선율은 경쾌하고도 비할 바 없이 아름답다. 먼저 오보에가 소박한 춤곡풍의 선율을 연주한다. 희롱하는 듯한 현악기의 가벼운 선율이 감정을 고조시키면 이에 이어 고요한 목관악기의 연주가 나타나 주제를 명상적으로 읊조리듯 이끌어간다.

    4악장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
    평론가 한슬릭의 말과 같이 이 악장에서는 모차르트 악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듯한 기쁨과 경쾌한 맛이 흐른다. 브람스의 관현악 가운데 축제의 환희를 가장 빼어나게 표현한 부분으로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무한한 기쁨과 행복감에 찬 악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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