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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성경 속의 음악

구전 문화와 노래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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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들의 음악 문화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구전(口傳) 문화의 중요성입니다. 문자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고대 근동 지역에서, 유목민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신앙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주로 구전에 의존했습니다. 이때 단순한 말보다는 노래나 운율이 있는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운율과 선율이 있는 정보를 더 쉽게 기억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현대인들도 어려운 학습 내용을 노래로 만들어 암송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구구단을 노래로 외우거나, 영어 단어를 랩으로 암기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처럼, 고대 유목민들도 중요한 정보를 노래 형태로 보존하고 전달했을 것입니다.

조상들의 이야기, 하나님의 약속, 특별한 사건들은 이렇게 노래나 구호의 형태로 기억되고 후대에 전수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노래'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신앙을 계승하는 중요한 도구로서 기능했습니다. 마치 현대의 국가(國歌)가 국민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것처럼, 족장들의 노래는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이러한 구전 문화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비록 족장 시대보다는 후대의 일이지만, 야곱이 그의 열두 아들에게 각각의 운명을 예언하며 축복했던 장면(창세기 49장)은 매우 시적이고 운율적인 형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가 엎드리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창세기 49:9)와 같은 표현들은 분명히 노래나 시의 형태로 전해졌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노래로 율법을 가르쳤던 일(신명기 32장)도 유목 민족 특유의 구전 문화 속에서 '노래'가 갖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제 너희는 이 노래를 써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르쳐 그들의 입으로 부르게 하여 이 노래로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신명기 31:19)는 하나님의 명령은 노래가 단순한 예술 활동이 아니라 신앙 교육의 핵심적인 수단이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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