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토스카>는 프랑스혁명의 여파로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에 걸쳐 로마에서 벌어지는 친프랑스파와 친오스트리아파 간의 대립을 소재로 하여 격동하는 정치상황을 극적으로 그린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의 <라 토스카 La Tosca>를 오페라로 만든 작품으로, 친프랑스파 혁명투사인 화가 카바라돗시와 그의 연인 토스카 그리고 친프랑스파를 박해하는 스카르피아 로마경감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 있어요. 사건의 시간적 배경은 1800년 6월 14일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죠.
빅토리앙 사르두의 원작에 의하면 스카르피아 경감은 오스트리아와 같은 편인 나폴리 왕국의 왕비 마리아 카롤리나 faria Carolina의 하수인이었어요. 스카르피아는 가공의 인물이지만 마리아 카롤리나는 실제 인물로 당시 로마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던 나폴리 왕국의 왕비였어요. 그리고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친프랑스파를 중오 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그녀는 다름 아닌 오스트리아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3살 위 언니였던 거예요. 나폴리의 페르디난도 왕과 결혼한 그녀는 동생 마리 앙투아네트가 1793년 단두대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는 소식을 접한 후부터 프랑스의 혁명세력에 대해 뿌리 깊은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이죠.
그럼 극의 시간적 배경은 왜 하필 1800년 6월 14일일까요? 이 날은 이탈리아 북부 마렝고에서 알프스 산을 넘어 이탈리아를 공격한 나폴레옹 군대와 북부 이탈리아를 점령하고 있던 오스트리아 군대가 격돌한 날이에요.
이 전투의 초기에는 오스트리아 군대가 승리의 기선을 완전히 잡았어요.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스카르피아는 한껏 고무되어 그날 저녁 승리 축하 파티를 열었고 토스카가 축하의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파티 중에 완전히 다른 전황소식이 날아왔어요. 오스트리아 군대가 프랑스 군대에게 완전히 역전패를 당했다는 것이랍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다급해진 스카르피아는 체포된 카바라돗시를 다음날 새벽에 거룩한 천사의 성에서 서둘러 처형하기로 결정하고는 그날 저녁 토스카를 유혹하여 그의 애인을 몰래 도주시켜 주는 대가로 성상납을 요구하다가 그만 토스카에 의해 살해된답니다.
오페라 <토스카>에서 최고의 아리아로 꼽히는 것이 바로 카바라돗시가 사형대에 오르기 전에 부르는 'E lucevan le stelle···'랍니다. 우리말로는 '별은 빛나건만'이라고 하는데 문자 그대로 번역한다면 '별들은 빛나고 있었지...'에요. 즉 토스카와의 아름다웠던 사랑의 순간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시작되죠. 이 탄식 같은 아리아에는 죽음을 앞둔 화가 카바라돗시와 연인 토스카와의 아름다웠던 사랑의 추억과 삶에 대한 미련이 응축되어 있어요.
별들은 빛나고 있었지.
대지는 향기를 발하고 있었지.
정원 문이 스르르 열리고
발걸음은 모랫길을 스치고 있었지.
향기 품은 그녀가 들어와
내 품에 안겼지.
E lucevan le stelle...
e olezzava la terra... stridea l'uscio dell'orto...
e un passo sfiorava la rena.
Entrava ella, fragrante,
mi cadea fra le braccia.
오 달콤한 키스여, 오 부드러운 손길이여!
내 마음 조일 때
그녀는 베일을 벗어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냈지.
Oh! dolci baci, O languide carezze,
mentr'io fremente
le belle forme disciogliea dai veli!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졌구나.
사랑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절망 속에서 죽는구나! 절망 속에서 죽는구나!
이토록 삶에 애착을 가진 적은 없었도다!
Svani per sempre il sogno mio d'amore.
L'ora è fuggita.
e muoio disperato! e muoio disperato!
non ho amato mai tanto la vita!
https://youtu.be/F_eDI5vPi0Y?si=l-k4uRDCZd8Y9Q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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