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오페라 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로 일컬어지는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1813-1883)는 오페라가 오락물로 전락한 것을 비판하며, 문화개혁을-특히 독일정신의 회복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오페라를 연구했다. 기존 체제의 전복을 목적으로 정치적 혁명에 가담했을 정도로 강한 이념을 가진 그는 그의 새로운 ‘종합예술작품(Gesamtkunstwerk)’에 대한 개념과 이것의 실제적 적용인 ’음악극(Musikdrama)’를 통해 그것을 반영하고자 했다. 그 개념과 음악극에서 쓰인 기법들은 특히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의 음악가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가들의 창작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이러한 영향력은 그의 이념과 작품에 대한 논란과 함께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바그너의 오페라 창작은 혁명(드레스덴 혁명, 1849)에의 가담을 기점으로 하여 둘로 나뉜다. 그 이전의 오페라는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에 의해 확립된 독일 낭만오페라를 절정으로 끌어올린 「탄호이저」와 「로엔그린」으로 대표된다.
한편, 혁명 이후의 오페라들은 그의 이념이 반영된 음악극으로 분류된다. 바그너는 혁명의 실패로 15년 동안 스위스에서 망명생활을 하게 되나, 오히려 이 시기는 그의 후기 오페라들 즉, 음악극의 기초가 될 이론을 구체화시키는 가장 중요하고 생산적인 시간이 된다. 우선 4년에 걸쳐서 주로 문필활동에 전념하여, 우선 4년에 걸쳐서 주로 문필활동에 전념하여, 「예술과 혁명」(Die Kunst und die Revolution, 1849), 「미래의 예술작품」(DasKunstwerk der Zukunst, 1850),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오페라와 드라마」(Operund Drama, 2권, 1851) 등 종합예술작품의 개념과 이론을 설명하는 책들을 내놓는다.
그의 논문들에 나타난 <바그너>의 예술 철학적 논의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 예술작품의 완전성, 미학적 가치로서의 감정의 본래 위치 등에 관한 것이다. 그는 예술을 사회의 거울로 보며, 이상적인 예술이란-극적 표현을 통해-영웅의 행적을 기념하는 대중의 종교의식이어야 한다고 본다. 그가 이런 이념의 실현을 위해 고안해 낸 것이 종합예술작품 이론이며, 이 이론을 실제에 옮기기 위해 구상하기 시작한 음악극이 「니벨룽겐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1849-1874;1876년 첫 상연)이다. 탐욕이 세계의 멸망을 가져온다는 내용의 이 음악극은 4부작으로 되어 있는 전무후무하게 긴 작품(공연시간:총 15시간 20분)으로서 26년 만에 완성되며, 그의 이념이 가장 잘 반영된 작품으로 꼽힌다. 바그너는 이 작품의 상연을 위한 전용극장을 구상하고 도시를 물색한 끝에 바이로이트(Bayreuth)를 택한다(1872).
그 외의 음악극으로는 대담한 반음계적 화성으로 당대의 음악가들을 놀라게 한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 1859년 완성, 1865년 초연), 옛 독일적인 것의 환상을 보여주는「뉘른베르크의 명가수」(Die Meistersinger von Nürnberg, 1868년 초연), 기독교적 소재와 사상이 반영된 만년의 「파르지팔」(Parsipal,1882년 초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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