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자로서의 멘델스존

    멘델스존은 1830년대와 1840년대 독일 음악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동시대 어느 음악인보다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멘델스존에게 진정 한 독일 음악이란, 바흐, 헨델,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의 작품으로 대표되는 것이었고, 멘델스존은 자신의 모든 음악 활동을 통하여 독일 음악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독일 음악계는 바그너, 리스트가 이끄는 신독일악파와 멘델스존과 같이 비엔나 고전주의의 이상을 고수하고자 했던 보수주의 음악가들로 양분되어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 우려를 표했던 멘델스존은 자신의 음악적 입장을 교육을 통해 확고히 하고자 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1843년 4월 3일 문을 연 라이프치히 음악원이었다.

라이프치히 음악원(현,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본관)

    음악원에 대한 멘델스존의 아이디어는 라이프치히 음악원 건립 이전인 1840년 4월 8일, 그가 팔켄슈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부분적으로 드러난다.

오랫동안 음악은 이 나라에서 융성해 왔고, 그 근본은 진정한 예술에 대한 존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실용적이고 유물론적인 경향은 예술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는 것을 훨씬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그 근원에서 시작함으로써만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훌륭한 교육만이 지적 발달과 성취를 보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음악 역시 그러합니다. 만약 우리에게 예술의 모든 방면을 아우르며, 높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일관된 관점을 갖고 가르치는 훌륭한 음악학교가 있다면, 우리의 가장 뛰어난 음악가들에게서도 발견되는 실용적이고 물질적인 경향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립학교는 이러한 목적을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 이 시점에서 공공교육 기관이 학생들과 선생들 모두에게 꼭 필요합니다. 학생들은 공공교육기 관을 통해 그렇지 않았으면 얻지 못했을 능력을 함양하게 됩니다. 그것은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들에게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동일한 관점과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것은 무관심과 고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 편지에서 우리는 멘델스존이 음악학교가 가지는 잠재적 이익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멘델스존이 바라는 음악학교가 설립될 경우, 멘델스존은 자신의 음악관을 피력하는 데 있어 견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멘델스존의 보수적 음악관에 기초하여 설립된 라이프치히 음악원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당대 최고의 영향력을 갖는 음악학교로 성장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라이프치히 음악원의 교육 시스템, 교육 내용 등 많은 방면들이 신독일악파 음악가들의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