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 랩소디>는 <독일 레퀴엠>, <운명의 노래>와 더불어 브람스 합창음악의 중심을 이루는 걸작의 하나로, 알토 독창과 남성 합창, 그리고 오케스트라 반주를 위한 특이한 편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시(原詩)는 괴테에 의한 것이다.
시성(詩聖)이라고 일컬어지는 괴테는 1777년 겨울, 프레싱크라는 젊은 청년을 데리고 하르츠(Harz) 지방으로 겨울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프레싱크는 신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괴테를 높이 존경하고 있었으며, 인생에 깊이 회의하고 번민하는 청춘의 굴절기에 괴테를 만나 겨울여행을 떠난 것이다.
하르츠 국립공원
눈덮인 하르츠 산간지대를 떠돌아 다니며 두 사람은 갖가지 회상으로 교차되는 시심(詩心)을 일구어냈고, 그것을 고달픈 인생의 반사체로 형상화 시켰다. 모두 7연으로 이뤄진 괴테의 명시 <겨울의 하르츠 여행>은 그렇게 태어났다.
이 시를 통독한 브람스는 그 속에 응축된 세계고(世界苦)와 체념적인 인생관에 감동했고, 어떻게 해서든지 이 시를 음악으로 옮겨보려고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1869년 여름을 리히텐탈에 머물면서 알토 독창과 남성 합창을 대비시킨 랩소디 형식으로 작곡을 완료했다. 그러나 브람스는 여기서 괴테의 시 전부가 아닌 후반부 5, 6, 7연만을 취하여 그것을 1, 2, 3부로 나누어 작곡하고 있다.
제1부는 세상을 원망하고 자기를 학대하는 프레싱크를 둘러싼 정서가 엄숙하게 노래되고, 제2부는 불행에 처한 사람들의 심정을 노래하며, 제3부에서는 불행한 청년의 구원을 신에게 호소하는 시인의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전곡은 1870년 3월 3일 에른스트 나우만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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