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음악을 통해 내게 전달된 생각들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그 생각들이 명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나 명확해서이다."
- 멘델스존 -
음악적인 생각들은 분명히 실재하되, '음악적인' 생각들이다.
음악을 통해서만, 음악의 법칙에 따라서만 드러낼 수 있는....
나의 음악적인 생각들은 얼마나 명확할까?
예전에는 나름 명확했던 것 같은데....
삶에 떠밀리고 지쳐 이제는 색이 바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머리에 가슴에 음악적인 생각들을 회복하여,
멘델스존 처럼 말이 아닌 음악으로만 생각을 전하고 싶다.
부는 바람에 바이올린 선율이 스친다.
◈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 64 ◈
멘델스존의 작품 중 최고 걸작품의 하나인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 64》, 그의 수많은 걸작들이 그렇듯이 이 협주곡도 여러해 동안 그의 머릿속에 자라고 있었다. 잊을 수 없는 도입부의 첫 악상이 그에게 처음 떠오른 것은 멀리 1838년 여름이었다. 이것은 당시 멘델스존이 지휘를 맡고 있었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페르디난트 다비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년 겨울까지는 협주곡을 보내려 합니다. 그것은 E단조입니다."
무엇이 멘델스존으로 하여금 1838년의 악상을 1844년에 다시 손에 잡게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9월 중순경 그는 초고를 완성했고, 헌정 받을 사람이자 라히프치히의 동료인 페르디난트 다비트에게 아주 섬세한 점까지 의논을 하여 많은 조언을 얻고 있었다.
이 바이올린 협주곡은 아무리 들어도 그 참신함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 희귀한 작품들 가운데 하나다. 1악장의 도입부 주제는 이제껏 만들어진 것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주제라 할 수 있는데, 이 주제가 재현부에서 독주자의 숨죽인 아르페지오의 기교 뒤에 다시 나타나는 것은 모든 음악 가운데 가장 마법적인 순간의 하나다. 성수기에 쓴 두개의 피아노 협주곡이 그렇듯이 세 악장은 주제적으로나 이행 패시지로 보나 서로 이어져 있다. 느린 악장은 카바티나의 성격을 지니고 있고, 독주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 재료를 연주하는 반면 피날레는 어딘가 <한여름 밤의 꿈>의 음악에서와 같이 장난스러운 활기를 갖고 있다.
진작부터 이 장르의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서 일찌감치 베토벤, 브람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같은 반열에 오른 멘델스존의 Op. 64 그럼에도 여전히 독창적이다. 멘델스존의 연구자 토마스 그레이가 통찰력있게 지적했듯이, 멘델스존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 이것은 더욱 더 스스로 그 작곡가로부터 독립하여 마치 자연의 산물처럼 독자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협주곡은 완성된 다음 해인 1845년 3월 13일에 라히프치히에서 멘델스존의 피보호자이자 친구인 젊은 덴마크 작곡가 닐스 가테(Niels Wilhelm Gade, 1817 - 1890)의 지휘와 페르디난트 다비트의 바이올린 연주로 초연되었다.
제 1악장 알레그로 몰토 아파시오나토, E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현악기의 펼침화음(Tonic)이 속삭이듯 흘러나오면, 이에 실려 곧 2째 마디부터 독주 바이올린이 제 1주제(악보 ①)를 노래하기 시작한다. 행복과 모든 것이 충만한 자의 우수를 지닌 듯한 아름다운 멜로디로 멘델스존의 이름과 함께 누구에게나 잊혀지지 않는 것이 이 주제일 것이다.
이 주제를 노래하고 나면 이번에는 독주 바이올린이 기교적이고 눈부신 패시지를 연주하고, 또 다시 제 1주제가 전 관현악의 ff로 나타난다. 관현악이 그내로 이어 화려하게 유창한 경과구를 연주하고 나면 새로운 E단조의 힘찬 멜로디(악보 ②)가 오보에와 제 1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고 이것은 곧 독주 바이올린에 이어 화려한 기교로 나타난 후, 점차 침착성을 되찾아 제 2주제에 흘러 들어간다.
제 2주제(악보 ③)는 G장조로 플루트, 클라리넷의 4중주에 의해 pp로 우아하게 노래된다. 이 주제는 곧 독주 바이올린에 의해서 역시 pp로 노래되고 제시부를 끝낸다.
전개부는 독주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제 1주제에서 시작하여 이것을 전개하고, 다음에 독주 바이올린의 경과주제 선율(악보 ②) 위에 목관이 제 1주제의 첫 동기를 p로 곁들인다. 이 첫 동기가 이윽고 독주 바이올린에도 나타나, 카덴짜에 흘러 들어간다. 카덴짜는 멘델스존이 직접 만들었으며 전재부와 재현부 사이에 이것을 삽입한 구성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재현부는 카덴짜로부터 계속하여 독주 바이올린이 아르페지오를 살탄도로 연주하는 동안에, pp로 조용히 플루트, 클라리넷으로 제 1주제가 부각되기 시작한다. 이 주제는 독주 악기에 옮겨짐이 없이 곧 경과주제가 관현악에서 ff로 나타나고, 이것은 독주 바이올린에 이어져서 되풀이되고, 다음에 제 2주제가 목관에서 E장조로 나타나 독주 바이올린으로 되풀이된다. 코다는 길며, 먼저 제 1주제가 다루어져 독주 바이올린은 기교적으로 눈부신 효과를 울리게 되는데, 최후에는 프레스토로 경과주제를 써서 고조되며 정열적으로 1악장을 맺는다.
제 2악장 안단테, C장조, 6/8박자, 세도막 형식
서정적이고 그야말로 멘델스존다운 감미로운 악장이다. 제 1악장에서 쉼이 없이 연주되는 제 1 바순의 나(B)음으로 시작되어 C장조로 이르러 9째 마디에서 독주 바이올린이 극히 우아하고 아름다운 A부분 주제(악보 ④)를 노래하기 시작한다.
중간부인 B부분 장중한 느낌의 주제(악보 ⑤)가 제 1 바이올린과 오보에에 나타나고, 곧바로 독주 바이올린이 이것을 장식해서 변주한다.
마지막에 또다시 최초의 A부분 주제가 독주 바이올린에 pp로서 노래하게 되며, 관현악은 앞에서 보다도 한층 더 장식적으로 채색한다.
제 3악장 알레그레토 논 트로포 -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 4/4박자, 소나타 형식
경쾌하기도 하고, 정열적이기도 하며, 바이올린의 현저한 연주 효과와 박력있는 내용을 아울러 갖춘, 그야말로 바이올린 음악의 걸작이라 할 수 있는 악장이다.
처음 14마디의 서주(알레그로 논 트로포, E단조)가 붙어 있는데, 이것은 제 2악장 중간부 주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악보 ⑥), 제 2악장과 제 3악장의 강렬한 대조를 교묘히 완화시킨다.
제시부는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 E장조로 바뀌어 ff에서 관악기와 팀파니가 지금까지 조용함을 깨뜨리면, 독주 바이올린이 그 사이를 누비며 제 1주제(악보 ⑦) 첫머리의 동기를 4번 되풀이한 후, 발랄하게 제 1주제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 주제는 점점 경쾌하게 취급되며, 찬연한 기교적인 경과구를 거쳐 제 2주제(악보 ⑧)가 B장조에서 관현악에 ff로 힘차게 나타난다. 이것은 독주 바이올린에 이어 받아져 관현악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서 이 주제의 동기는 모습을 나타낸다.
전개부는 제 1주제를 독주 바이올린이 연주하며 시작하고, 전혀 새롭고 장중한 주제(악보 ⑨)가 이에 이어져 연주된다. 이것에 대해서 관현악은 제 1주제의 부분 동기를 계속 연주하며, 다음에 이 담당은 서로 바뀌어 독주 바이올린이 제 1주제의 부분 동기를 나는 듯이 연주하며 관현악이 악보 ⑨의 주제를 장중하게 연주하면서 미그러지듯 재현부로 이어진다.
재현부에서는 제 1주제, 제 2주제가 E장조로 나타난다. 코다는 극히 화려하며 독주 바이올린이 홀로 긴 트릴을 연주한 후 갑자기 활기있고 힘찬 트레몰로를 연주하면서 전 관현악을 동원하여 곡을 마누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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