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기 작가들의 허구적 기술에 의해 음악가들의 실제적 삶에 대한 오해를 하게 되고, 이를 마치 진실인양 또 다른 사람들에게 옮기고는 한다. 그리고는 음악가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존재로, 또 그런 삶을 살아야만 예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는 한다.
어쩌면, 이러한 왜곡된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작품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적 기록들이야 말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바르게 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실 내지 진실은 뒤로하고 흥미를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은 아닌지?
이런 오해내지는 신화가 마치 진실인양 우리에게 전해지는 음악가 중 대표인물은 아마도 모차르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차르트의 삶은 매우 가난한 것으로 말해지지만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 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그의 연수입은 400 플로랭이었으며, 비엔나 시절의 수입은 기록된 것만 따져도 절대로 756 플로랭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사실 수입은 모차르트가 거기서 보낸 10년 중 오직 두 해 동안만 네 자리 숫자로 돈을 벌지 못하였고, 가장 좋았던 해에는 3,216 플로랭이나 벌었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평균 수입은 궁정 사무관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그 정도면 상당히 높은 지위였던 것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모차르트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계획에 의해 독살되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 푸쉬킨이 1830년에 쓴 연극 때문에 널리 퍼진 이 이야기는 나중에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작곡한 짧은 오페라에서도 나온다.
살리에리의 독살이 아니라는 증거는 후일 늙은 살리에리가 그 혐의는 자신과 관계가 없음을 말한 피아니스트 모쉘레스의 기록에 나와 있다.
또 다른 증거들을 잘 걸러보면 모차르트의 죽음의 원인이 류마티즘열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모차르트는 어려서부터 몇 차례 이 병에 시달렸으며 치료를 받아왔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단 한마디의 말도, 장면도, 장소도,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외모며 행동 그 어떤 것에서도 역사적 사실성은 전혀 없지만, 매우 훌륭하게 재료들이 가진 극적 가능성을 잘 끄집어내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었다.
또 다른 신화는 모차르트가 극빈자들 묘지에 묻혔다는 것이다. 모차르트 사망 당시는 1784년 황제에 의해 제정된 매장에 관한 법률개정안에 의해 공동묘지를 시 경계 외곽으로 옮긴 이후에는 시신을 따라 무덤까지 가는 관습은 사라졌다.
개인 무덤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었지만 당시의 무덤은 법에 따라 그렇게 하여야만 하였다. 귀족이나 부유한 부르주아들은 가족 납골당에 묻힐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공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공동묘지의 벽을 따라서만 비석을 세우도록 하였다. 그 결과 개별적인 무덤은 잊혀지기 일쑤였다.
이러한 개정은 부분적으로는 당시 최첨단 위생학에 근거한 것이었으며, 부분적으로는 신학적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과도한 지출을 막기 위하여 공동묘지에서 외부 치장을 똑같이 하는 법이 재확립되었다.
모차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츠의 두 번째 남편이 1828년 출판한 모차르트의 전기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관은 보통 무덤에 놓여졌고 다른 모든 비용들은 더 부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은 황제 요제프의 개혁들 중 가장 인기없는 것이었으므로 결국에는 취소되었다.
그래서 후일에는 ‘보통 무덤’이라는 것이 매장 관습에서 드문 것이 되었고 그러니 당연히 그러한 매장이 매정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찢어지게 가난했기 때문인 것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지금 현 시대 상황들이 이런 오해가 진실인양 전해지는 모차르트의 이야기와 오버랩되는 것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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