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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by 정마에Zeongmae 202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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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모든 예술들과 달리 음악은 이념들 혹은 객관화된 의지의 등급들을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 자체를 직접적으로 표상한다. 이 때문에 음악은 의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청취자의 감정, 열정 그리고 정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이들을 재빨리 고양시키거나 변화시킨다. •••••• 순수 기악에 잠깐 눈을 돌려 보자. 예컨대 베토벤의 교향곡은 극도의, 그러나 완벽한 질서에 기초한 혼란을 보여 준다. 즉 격렬한 투쟁이 나오다가 다음 순간 이것이 가장 아름다운 융화로 바뀐다. •••••• 모든 인간적인 열정과 정서들이 이 교향곡에서 한꺼번에 올려 나온다.기쁨, 슬픔, 사랑, 미움, 두려움, 희망 등등이 무수한 뉘앙스를 지닌 채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특수화되지 않고 단지 추상적으로 울려 나온다. 마치 물질없는 정신계 처럼 질료없는 순수형식으로만 울려 나온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2권, 3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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