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슈베르트 <밤과 꿈, D.827>

 인간, 꿈꾸는 동물 

 

『꿈의 해석(Die Traumdeutung)』(1900)은 제목 그대로 꿈을 연구한 책입니다. 프로이트는 왜 꿈이라는 하잘것없는 것을 진지한 학문적 대상으로 삼았던 걸까요? 물론, 옛날부터 꿈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이 있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꿈에 대하여』에서부터 중세의 무수한 해몽서들, 가깝게는 슈트룀펠의 『꿈의 본성과 기원』(1877)까지 꿈을 다룬 책들은 많습니다.

 

매일 밤 모든 인간의 영혼에 공상의 날개를 달아주는 이 꿈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을까요. 영화 『메트릭스』의 '모피어스'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 모르페우스라는 건 다 아는 얘기고 플라톤, 장자, 데카르트, 셸링 등 철학자들에게 꿈은 항상 존재와 인식의 본질을 밝혀주는 사유의 대상이었습니다. 또한 중세의 신비주의자들에게는 신의 계시나 인간의 운명을 알려주는 신비의 표징이었죠. 그럼, 프로이트의 꿈 연구가 지닌 특이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프로이트의 학문은 생물학과 생리학에서 출발하는데 『꿈의 해석』 역시 19세기의 실증적 인간학의 토양에서 탄생했습니다. 인간의 언어, 인간의 노동, 인간의 생명에 대한 실증적 분석의 하나로 인간의 꿈 생활도 연구되었던 것입니다. ‘인간은 왜 잠을 자는가? 수면은 인간의 생명활동에 어떤 기능을 하는가? 잠을 자는 동안 나타나는 '꿈'이라 불리는 이상한 지각 영상은 무엇인가? 외부 세계로부터 단절된 망막에 맺히는 이 모호한 영상들의 출처는 무엇인가? 잠자는 동안에도 여전히 반작용을 요구하는 외부의 자극들과 신체 내부의 자극들이 꿈과 맺는 관계는 무엇인가?’ 쇼펜하우어를 위시한 19세기 생리학자들은 꿈에 대해 이러한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한마디로, 신체 자극과 꿈의 관계를 밝혀보려 했던 것이죠.

나의 작품은 단순히 나의 재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나의 처지에서 태어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기뻐하는 나의 노래는 진실로 나에게 가장 깊은 절망을 안겨 준 것이었다. ㅡ 슈베르트의 일기 중에서.

 F. Schubert - Nacht und Traume, D. 827 

가곡의 왕으로 불리는 슈베르트의 가곡 <밤과 꿈 Nacht und Traeume>은 시인 마테우스 폰 콜린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밤의 정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감미로운 서정성으로 성악곡외에도, 피아노와 기타등 다양한 형태로 연주되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순수한 걸작이라고 평합니다. 그러나 들으면 가슴이 찡하게 되는 격정적인 부분도 없고, 템포의 변화도 없고, 음정의 변화나 다이나믹의 변화도 그 폭이 적은 한음 한음이 엄청엄청 길고 잔잔한 곡입니다. 그래서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걸작이라는 평이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들어보면 가사는 하나도 몰라도, 제목 그대로 고요한 밤에 꿈을 꾸는 듯한 정경이 연상됩니다. 그리고 듣다보면 점점 빠져들게 되는 곡입니다.

Nacht und Träume 

밤과 꿈 

Heilge Nacht, du sinkest nieder
성스러운 밤이여, 너는 가라 앉는다 아래로
Nieder wallen auch die Träume
아래로 걸어온다 또한 꿈들도
Wie dein Mondlicht durch die Räume
마치 너의 달빛이 공간을 관통하듯
Durch der Menschen stille, Stille Brust.
고요한 인간의 가슴을 관통한다.

Die belauschen sie mit Lust
그들은 그것들을 은밀히 엿듣는다 즐겁게
Rufen, wenn der Tag erwacht;
그들은 외친다, 날이 밝아 오면;
Kehre wieder, heilge Nacht!
다시 돌아오라, 성스러운 밤이여!
Holde Träume, kehret wieder!
우아한 꿈들이여, 다시 돌아오라!
(Matthäus von Collin)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베이스 연광철은, 그의 전문인 바그너 오페라뿐만 아니라 슈베르트의 Lied에도 매우 탁월한 역량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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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힘이 됩니다. 정마에 파워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