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책 출간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요청해 온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다. 나는 늘 무대 뒤에서, 혹은 무대 위에서 음악을 다루는 사람이었다. 마이크 앞에 서거나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지휘봉을 드는 일과는 또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 있다. 악보 앞에서는 수십 년의 내공이 몸을 이끌어 주지만, 인터뷰 자리에서는 그 내공을 언어로 다시 번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번역이란 것이 참 불완전하다.
멘델스존은 1842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사람들은 음악이 너무 모호하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나는 정반대다. 언어야말로 너무도 불분명하고 오해하기 쉽다. 내가 사랑하는 음악이 내게 말하는 것들은, 말로 표현하기엔 너무 불명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는 말로는 담을 수 없는 그 '너무 명확한 것들'을 음표로 옮겨 48편의 피아노 소품을 썼다. 제목은 《무언가(無言歌)》, 말 없는 노래였다.
나는 책을 쓰면서 그 역설을 다시 떠올렸다. 음악을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 그것이 이 책의 본질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수십 년간 배운 것들을 경영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은 늘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느낌과 함께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불완전한 번역 속에서만 비로소 드러나는 것들도 있었다. 갈등이 하모니가 되는 순간의 역설처럼.
인터뷰가 끝나고 잡지사 포토그래퍼가 촬영을 시작했다. 배경은 유리 커튼월이 반짝이는 도심의 어느 공간이었고, 나는 내가 쓴 책 한 권을 손에 들었다. 『오케스트라 경영학: 하모니의 역설』.
셔터가 눌리는 순간, 나는 이상하게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음악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말이 필요 없고, 이 책은 너무 명확한 것들을 굳이 말로 옮기려 한 시도라는 것. 그 불완전한 도전이 어떤 독자의 마음에 어떤 화음으로 닿을지, 기대하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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