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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광화문, 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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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역임하신 반원익 회장님을 뵈었다.


이 책에 추천의 글을 흔쾌히 써주셨던 분. 바쁜 일정 중에도 원고를 꼼꼼히 읽어주시고, 진심이 담긴 문장으로 책의 첫 페이지를 빛내주셨던 분이다. 오랜 경영 현장에서 다져진 혜안으로 써주신 그 한 문단이, 원고를 마무리하던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한참 생각하다, 결국 가장 솔직한 방법을 택했다. 직접 서명한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찾아가는 것.

오랜만의 만남이라 그런지,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책 이야기로 시작해서 음악 이야기, 경영 이야기, 그리고 살아온 시간들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그런 대화가 있다. 서로의 문장을 마저 채워주는 대화. 한 사람은 수십 년간 기업의 현장을 누볐고, 한 사람은 수십 년간 지휘봉을 잡아왔지만, 결국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같았다. 사람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그 무게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오늘이 딱 그런 대화였다.

자리를 뒤로하고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교보문고 쪽으로 향했다. 솔직히 말하면, 궁금했다. 내 책이 서가에 꽂혀 있는지, 어디쯤에 놓여 있는지. 작가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아니, 작가가 아니어도 그럴 것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공들인 무언가가 세상 속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 그건 본능에 가까운 궁금증이다.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걸어가는 내내, 혹시 없으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혼자 웃었다.


찾았다. 예술 코너, A5 구역. 경영 리더십 책을 쓴다고 생각했는데, 오케스트라로 시작해서인지 예술 섹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처음엔 살짝 당황했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 보니 — 어쩌면 이 책이 있어야 할 자리가 여기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과 예술의 경계, 바로 그 접점. 숫자와 감동이 함께 살아있는 자리. 그 코너에 꽂혀 있는 것이 오히려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같아 이내 마음이 편해졌다.

그 길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봤다. 예술/대중문화 부문 36위. 어제보다 순위가 올라 있었다.


숫자 하나에 이렇게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40년 지휘봉을 잡아온 사람도 여전히 그렇다는 것 — 새삼 웃음이 났다. 무대 위에서도, 책 앞에서도, 사람은 결국 반응을 기다린다. 연주가 끝난 뒤 객석이 숨을 고르는 그 찰나처럼, 출간 후에 올라가는 순위 하나하나도 나에게는 그런 박수처럼 들린다. 그 기다림이 부끄럽지 않다. 그것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니까.

광화문의 봄 오후가 그렇게 지나갔다. 고마운 사람, 서가 위의 책, 그리고 조금 올라간 숫자 하나. 작은 것들이 모여 하루를 충만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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