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흑차를 설명할 때 후발효 차라는 걸 함께 병행 설명하게 되는데, 이것은 흑차가 갖는 특징이자 독특한 흑차만의 고유성일 것이다. 흑차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미생물 발효를 거쳐 완성되어 가는 차의 하나이다.
찻잎을 습기와 산소에 노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치는 동안 찻잎 속에 들어있는 효소가 내부산화를, 미생물의 촉매작용이 외부산화를 이끌어낸다. 찻잎과 발효액은 산화로 인해 색이 점점 짙어지기 때문에, 중국 전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후발효 차는 홍차와 구별된다.
찻잎에는 식물자체의 많은 효소류가 활동하기 때문에, 모든 차엽은 일단 증자·건조하거나 발효한다. 비발효 차는 효소활성만 중단시킨 상태이므로, 원료 차엽에 들어 있는 생리활성물질들의 함량이 거의 원래의 수준으로 잔존한다. 예컨대 카페인·폴리페놀·카테킨·탄닌·테아닌 등으로 녹차를 베이스로 증자해서 산화도를 조정, 가공한 차이다.
산화를 발효로 알고 있는 이유는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 원래 공기 접촉에 의한 산화는 발효가 아니라 미생물 발효가 아닌 찻잎의 고유한 효소에 의해 일어나는 산화작용으로 떫은맛이 줄어들고 색이 누렇거나 붉게, 또는 검붉게 바뀐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억제해 항암과 노화방지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
산화를 굳이 발효라고 부르는 건 산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이전에 붙여진 말이기 때문에 산화는 말 그대로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산화된 폴리페놀이 항산화 물질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항산화는 호흡과정에서 생기는 과잉 활성화 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산화(노화)를 막는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공과정의 산화정도는 각종 차의 발효차의 특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찻잎을 채취하여 시들게 하고 덖거나 찌고 비비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맛과 향의 차가 된다. 이 작업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살청(殺靑)이라는 가열과 살균을 목적으로 하는 녹차잎의 푸른 기운을 뺀다는 발로 효소실활에 의한 산화를 중단시키는 효과가 있다. 산화정도에 따라 녹차 <황차 <백차 <청차 <홍차 <흑차로 구분하는데 마치 사과를 깎아 놓은 채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갈변(메일러드반응)되는 현상과 유사한 것이다.
후발효차를 이해하기 위해서 찻잎을 가공해서 만드는 중국차의 발효방법은 아래와 같이 표로 정리하여 이해를 돕고자 한다.
표에서 흑차는 전발효차들과 달리 미생물에 의한 초기 미생물을 살포혼입한 퇴적물 상태로 약 2~3달 정도의 단기적인 정치발효와 이후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숙성발효진행에 의한 차의 완성도를 달성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맛과 향과 색깔은 더욱 농후하고 중후해진다.
일반적으로 차엽을 증자한 후 발효를 시키면 원료 중의 생리활성 성분들이 분해되면서 새로운 물질들이 나타나서 항균, 항산화, 항암, 항콜레스테롤 등의 작용이 녹차보다 더 강하게 나타난다. 발효차는 여러 종류로 나뉘지만, 반발효 차나 약발효 차는 일반적으로 천연 숙성을 시키는데 반해, 흑차류는 미생물을 접종하여 본격적인 발효를 시킨 것으로 흑차는 기능뿐 아니라 맛과 향을 포함한 관능적으로 복잡하고 깊이가 생긴다.
https://youtu.be/rceJ5eNbsjw?si=njKyZtwst1j6ZO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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