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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창조와 소리의 수용 사이 중심에 존재하는 데서 오는 기쁨은 마치 마약처럼 우리를 끌어당긴다. 지휘를 잘하는 건 무척 까다로운 일이지만,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는 음악가들과 청중 사이에 예측할 수 없는 신성한 '화합'이 이루어진다. 누군가의 인생에 진한 각인을 남기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빚어내며, 신비에 빛을 비추고, 시간을 멈추며, 인간으로서 우리의 본질을 모든 것, 모든 이와 연결하는 불가해한 그 무엇의 일부가 된 듯한 순간이다. 그렇다, 지휘란 그런 경험일 수 있는 것이다.
그 어떤 지휘자도 오케스트라 없이 일할 순 없다. 우리는 오로지 실전을 통해서만 훈련할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 홀로 연습한다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게다가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가 쏜 비판의 화살도 모두 우리가 받아내야 한다. 기립 박수를 받고 훌륭한 리뷰 기사가 게재되더라도 우리를 다시 불러준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마친 뒤에도 가시적으로 남는 건 없다. 기껏해야 인쇄된 프로그램 노트가 전부다. 하긴 이런저런 리뷰 글도 남는다. 문제는, 거기 적힌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얼뜨기 소리를 들을 텐데도 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리뷰 내용을 무척 신뢰한다는 점이다.
※ 존 마우체리의 <지휘의 발견> 중에서 발췌
Joseph Haydn: Sinfonie B-Dur Nr. 85 Hob I:85, "La Reine"
https://youtu.be/WThY4Futx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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