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목련홀로 향하는 발걸음이 평소보다 가볍게 느껴졌다. 한국혈관관리협회 제3회 학술세미나 및 총년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목련홀에 들어서자 천장의 따뜻한 조명이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단상 위로는 태극기와 협회기가 나란히 서 있었다. 카메라를 설치하는 스태프들의 움직임이 오늘 행사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듯했다.

한국고마이계 전략기획본부장이자 자연의학명예박사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 새삼 감회가 깊었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건강과 혈관관리에 대한 최신 지견을 나누는 자리라는 것이 실감났다.
특별연제로 진행된 광선치료에 관한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학술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부터 당뇨병 합병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깊이 있게 다루어졌다. 특히 EECP와 통합의학적 접근이 혈액순환과 모세혈관 회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발표는 많은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커피 타임에는 자연스럽게 참석자들과 네트워킹을 나누며 각자의 연구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다.
2부 세션에서는 수술 후 급성 응혈 수혈반응의 치명적 증례에 대한 고찰과 같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주제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순서가 다가왔다. 우리 회사의 흑차에 관한 논문 발표 시간이었다.

‘흑차에 있는 금화균(관돌산남균, Eurotatium cristatum) 배양을 이용한 일부 식품에 적용과 산업성’이라는 제목의 이번 연구는 중국 흑차 중에서도 특별한 복잔차에 함유된 금화균에 주목했다. 이 균은 발효 과정에서 자낭균류의 일종으로 균사와 포자를 형성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과학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발효차이기도 하다. 일명 ‘금화차’라고도 불리는 이 차는 발효 과정을 거치며 풍미와 질감, 화학적 성분이 변화하고, 혈당과 지질 수치 개선, 항산화 및 항균 효과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이 알려져 있다.


우리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제품과 첨가제 등을 선별하여 다른 식용 미생물과 혼합 배양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는 성장하지 않았지만, 특정 유산균과 기타 균주를 혼합한 배지에서는 잘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흑차와 함께 배양하여 상업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였다.
발표가 끝나고 폐회식에서는 감사패 수여와 학술대상 및 학술상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오후 5시 40분부터는 뷔페와 마술, 초청 가수 공연이 어우러진 총년회가 이어졌다. 학술과 친목이 조화를 이룬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호암교수회관을 나서니 첫눈이 내린다. 머리 위로 살포시 내려앉는 눈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았다. 건강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전문가들과 함께 지식을 나누고, 우리가 연구해온 금화균의 가능성을 학계에 알릴 수 있었던 뜻깊은 날이었다. 전통 발효차에 숨어있는 미생물의 비밀이 현대 건강과학과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여정, 그 한가운데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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