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 음악의 감성을 AI로 재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 시작된 나의 실험 프로젝트의 이번 음악은 베토벤의 로망스 Op. 50을 기반으로 한 AI 작곡이었다. 특히 Suno라는 AI 음악 생성 도구를 활용해, 프롬프트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음악의 길이와 감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직접 확인해보았다.
🎻 실험 목표
- 베토벤 로망스 Op. 50의 서정성과 구조를 AI로 재현
- 최소 7분 이상의 클래식 스타일 음악 생성
- 프롬프트의 변화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 분석
1차 프롬프트: 디테일 중심의 클래식 설계
프롬프트 내용 요약
Create a classical instrumental piece inspired by Beethoven's Romance for Violin and Orchestra Op. 50.
The composition should be in F major, with a slow tempo (Adagio) and a lyrical, cantabile violin melody.
Use a rondo form (ABACA), where the main theme returns between contrasting episodes.
Include expressive phrasing, ornamentation, and gentle dynamics.
Accompany the solo violin with a soft orchestral background: strings, woodwinds, and horns.
The mood should be romantic, introspective, and emotionally rich, evoking Beethoven's late 18th-century style.
Avoid modern harmonies or rhythms—stay true to the classical aesthetic.
결과 분석
- 곡 길이: 약 2분 15초
- 분위기: 매우 서정적, 베토벤 스타일이 어느 정도 반영됨
- 구조: 론도 형식이 느껴짐
- 한계: 길이가 짧아 감정의 흐름이 충분히 펼쳐지지 못함
느낀 점
프롬프트가 너무 구체적이다 보니 AI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작곡을 마무리한 느낌이었다. 구조는 나름 충실했지만, 감성의 확장이나 여운이 부족했다.
2차 프롬프트: 길이 강조 중심
프롬프트 내용 요약
Create a classical instrumental piece inspired by Beethoven's Romance for Violin and Orchestra Op. 50.
Use a slow tempo and a lyrical violin melody with orchestral accompaniment.
The piece must be at least 7 minutes long.
결과 분석
- 곡 길이: 약 3분 50초
- 분위기: 1차보다 자유롭고 확장된 느낌
- 구조: 론도 형식은 희미해졌지만, 감성적 흐름은 강화됨
- 한계: 여전히 7분에는 도달하지 못함
느낀 점
길이 조건을 명시하면서 음악이 확장되긴 했지만, 여전히 AI가 구조적 제약을 받는 듯했다. 다만 감성의 흐름은 훨씬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3차 프롬프트: 최소 조건만 명시
프롬프트 내용 요약
Create a classical instrumental piece inspired by Beethoven's Romance Op. 50.
Use a slow tempo and a lyrical violin melody with orchestral accompaniment.
The piece must be at least 7 minutes long.
결과 분석
- 곡 길이: 약 5분 09초
- 분위기: 가장 자유롭고 풍부함
- 구조: AI가 자율적으로 구성한 듯한 유기적 흐름
- 장점: 감성적 여운, 반복, 변주, 다이내믹이 모두 살아 있음
느낀 점
프롬프트를 간결하게 구성하자 AI가 훨씬 더 유연하게 작곡했다. 베토벤의 감성과 현대적 해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청취자로서 몰입감이 가장 높았다.
✍️ 결론: 프롬프트는 음악의 설계도다
이번 실험을 통해 느낀 가장 큰 교훈은, 프롬프트가 곧 음악의 설계도라는 점이다. AI는 우리가 제공하는 지시를 기반으로 작곡하지만, 그 지시가 너무 구체적이면 창의성이 제한되고, 너무 모호하면 방향을 잃는다.
특히 3차 프롬프트에서는 곡의 길이와 감성적 흐름은 만족스러웠지만, 베토벤 특유의 고전적 구조와 정제된 감성은 점점 희석되는 느낌이었다. 이는 AI가 자유롭게 작곡할수록 스타일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AI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롬프트의 균형이다.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을 충분히 전달하면서도, AI가 감성적 확장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야 한다. 이 균형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인간과 AI가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진짜 창작의 순간이다.
이 글이 AI 작곡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세 버전의 음악은 유튜브에서 직접 들어보실 수 있어요 → https://youtu.be/EzH_eYwRCkU?si=2hGDZG5aEvZw7Q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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