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시대에는 자신의 내면을 서슴없이 노래한 여류 시인이 있었다. 이름은 매창(梅窓). 그녀의 시는 한과 그리움, 세월을 건너온 고요한 울림으로 지금도 읽는 이를 붙잡는다. 나는 그 울림을 음악으로 다시 살려보고 싶었다. 오래된 언어와 오늘의 감각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 나선 여정은 생각보다 긴 대화처럼 이어졌다.
우선 매창의 시를 현대 한국어로 풀어내는 일부터 시작했다. 고풍스러운 문어체가 지닌 절제와 여백을 지키면서도, 오늘의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노랫말로 옮기는 작업이었다. 단순히 옛 시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감정의 온도와 호흡을 되살리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다듬어진 현대어 가사를 다시 영어로 옮길 때, 언어의 리듬이 바뀌면서 음악이 품을 색깔도 달라졌다. 번역이 아니라 재탄생에 가까운 순간들이었다.
가사가 완성되자 나는 서정적인 선율선과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음악을 구상했다. 현악의 따뜻한 결이 만나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잔잔하면서도 깊은 정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상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AI 작곡 도구인 Suno를 선택했다. 프롬프트로 생성된 음악은 같은 강처럼 유려했고, 바람처럼 자유로웠다. 인간이 세운 방향과 AI가 제안한 우연이 섞이며 새로운 음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몇 백 년을 건너온 시가 AI의 손길로 다시 울려 퍼지는 과정에서 나는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묘한 떨림을 느꼈다. 매창이 남긴 그리움의 언어는 기술을 거쳐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 음악은 단지 옛 시를 현대적으로 옮긴 결과물이 아니다. 인간과 기계가 함께 만들어 낸, 시간을 잇는 다리이자 세대를 초월한 대화다. 당신이 이 노래를 들을 때, 그 오래된 그리움이 오늘의 위로로 스며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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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ing for You
https://youtu.be/n6fz7fHxhKw
Searching for You
This music is inspired by a classic poem by Maechang (梅窓), a celebrated female poet of Korea’s Joseon dynasty.I first reinterpreted Maechang’s original 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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