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오케스트라

    베를린에는 완벽하게 구성된 주요 오케스트라만 해도 옛 서베를린 지구에 베를린 필,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오케스트라, 베를린 방송 관현악단, 서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4개, 동베를린 지구에 베를린 국립 가극장 오케스트라,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 동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3개, 도합 7개 오케스트라가 활동하고 있다. 기타 챔버 오케스트라 등을 합치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오케스트라가 존재한다.

    오케스트라는 사회의 축소라고 한다. 또 오케스트라는 그 도시의 상징으로 파악할 수가 있다. 실제 빈, 베를린 등의 도시의 역사, 사회 상황은 그대로 거기에 있는 오케스트라의 성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베를린이 다른 도시와 크게 다른 점은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두 개의 국가로 분단된 이후 같은 베를린이면서도 완전히 다른 별개의 도시처럼 전후 역사를 걸어왔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오케스트라도 각각의 지역에 같은 성격의 단체가 하나씩 따로 존재하는 특이한 상황을 낳았다. 그리고 그 각각이 단지 베를린이라는 도시뿐만이 아니라 서독, 동독이라는 국가 자체의 행보를 반영하여 발전해 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