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호주의 한 병원에서
14살 소년이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3ℓ에 달하는 대량의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소년의 혈액형은 아주 희귀한 RH-A형이었습니다.
수술을 받지 못한 소년에게서 희망이 점점 사라져갈 때
의료진은 거의 기적적으로 필요한 혈액을 모을 수 있었고
무사히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건진 소년은 결심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조금씩 피를 모아 살려준 인생이니,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겠다고 말입니다.
건강을 회복한 소년은 결심한 바를 실천하기 위해
헌혈을 했습니다.
그런데 헌혈한 소년의 피는
희귀한 RH-A형이 아니었는데
RH+A형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난 수술에서 의료진의 실수로
소년에게 RH+A형의 피가 수혈되었고
그 결과 소년의 혈액형이 바뀌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수혈을 하면 사람은 사망합니다.
그런데 이 소년은 피에서 발견된 특이한
항체 덕분에 살아남았습니다.
바로 레소스병 (RH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항체였습니다.
레소스병은 임신한 엄마와 아이의
혈액형의 RH가 다를 경우
태아의 세포가 파괴되는 병으로
100명의 아이 중 17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자신의 피로 아기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년은
그 후로 반세기 넘는 동안
1,000번이 넘는 헌혈을 했습니다.
이를 기념해서 호주 시민들은 그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고,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라는 칭호를 주었습니다.
이제는 80세 노인이 된 소년의 이름은
제임스 해리슨입니다.
그 덕분에 240만 명의 아기가 목숨을 건졌습니다.
지금도 쓰이고 있는 Anti-RhD백신은
모두 호주산이며
제임스의 피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당신이 가진 무언가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릴 수 있는
능력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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