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을 때가 아니라 덜 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보인다.
기꺼이 더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오은 <덜어내는 삶> 경향신문 2019년 8월 6일자에서
더하는 게 많을수록
좋아지는 줄 알았습니다.
더하면 더할수록 든든해지고,
꽉 찬 삶을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더할수록 부담이 됩니다.
머리에 채울수록 복잡해지고,
몸에 쌓을수록 둔해집니다.
더하면 더할수록 어지러워지고
삶은 허망해지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마트에서 깨달았습니다.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덤으로 더 준다는 광고에 속아
카트에 넣는 내 모습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더하면 더할수록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도 늘어납니다.
나를 무겁고 복잡하게 만들고,
둔하게 만드는 겁니다.
오은 시인은 말합니다.
‘덜어야 일상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자신을 옥죄고 위협하는 것들을
덜어내야 내게 꼭 필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먹은 것이 소화되지 않을 때,
계획한 일을 소화할 수 없을 때,
어떠한 감정을 소화시키지 못할 때
먼저 덜어내기 시작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것을 먼저 덜어내야
부담도 줄어가는 겁니다.
삶이 부담스럽다면
불필요한 것이 많아서입니다.
불필요한 살이 쪄서 둔해지고,
불필요한 일이 많아서 무거워지고,
불필요한 감정이 쌓여서 어지러운 겁니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면
정말 필요한 것이 드러납니다.
불필요한 살을 덜어내면
멋진 몸매가 드러나며,
불필요한 일을 덜어내면
꼭 해야 할 일이 드러나며,
불필요한 감정을 덜어내면
온전한 마음이 드러납니다.
더하는 삶보다 덜어내는 삶이
내게도 꼭 필요한 삶입니다.
오늘, 기꺼이 덜어냅니다.
불필요한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