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계산

 

인간의 가장 큰 결점은 바로
잘못된 셈법이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크게 여기고
남들이 베푼 것은 하찮게 여긴다.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세네카의 화 다스리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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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을 새기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 깊이 새겨 두라.
남이 내게 베푼 것은 잊지 말고,
남에게 원망이 있다면 잊어라.’

 

그런데 그렇게 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과
남에게 받은 원망을 꼭꼭 새겨둡니다.
그대신 내가 남에게 한 잘못과
남에게서 받은 은혜는 금세 잊습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자신이 베푼 사람들을 메모지에 적었지만,
그 메모지에 기록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로부터 받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완종 전 회장의 지인은
망자(亡者)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인맥으로 흥하고 인맥으로 망한 분이죠.”

왜 인맥으로 흥하고,
왜 인맥으로 망하게 되었을까요?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카가 그 답을 줍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크게 여기고,
남들이 베푼 것은 하찮게 여기는
잘못된 셈법 때문이라고.

인맥 덕분에 흥하게 되는 것은
인맥 계산을 바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남이 나에게 베풀어준 것과
내가 남에게 잘못한 것은 더하고,
내가 남에게 베푼 것과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빼기 때문입니다.

인맥 때문에 망하게 되는 것은
인맥 계산을 거꾸로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과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더하고,
남이 나에게 베풀어준 것과
내가 남에게 잘못한 것은 빼기 때문입니다.

인맥 계산을 바르게 하면
언제나 살아있는(live) 인맥이 됩니다.
인맥 계산을 거꾸로 하면
사악하고 악랄한(evil) 인맥으로 바뀝니다.

남 때문에 화가 나고 원망이 생기면
내가 한 인맥 계산을 점검해봐야 합니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을 더하지 않았는지,
남이 나에게 베푼 것을 빼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그래야 인맥으로 망하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 나의 인맥을 계산합니다.
더할 것은 꼼꼼히 마음에 새깁니다.
뺄 것은 싹싹 마음에서 지웁니다.
마음에 나를 흥하게 하는
인맥만 남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