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이 종전된 이듬해인 1749년 봄, 영국왕실은 기나 긴 전쟁이 종전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대형 불꽃놀이를 기획하였고, 이는 1749 년 4월 27일 런던의 그린파크에서 거행되었다.
불꽃놀이의 연출은 카발리에레 세르반도니(Cavaliere Servandoni, 연대미상)가, 음악감독으로는 작곡가 헨델이 임명되어 이를 위한 대규모의 관현악 곡을 작곡하였다.
헨델은 군악용 악기를 사용해서 작곡하라는 영국 황제 조지 2세의 요구에 맞추어 9대의 트럼펫, 9대의 호른, 24대의 오보에, 12대의 파곳, 1대의 콘트라 바순, 3쌍의 팀파니, 2대의 스네어드럼에 ‘세르팡(Serpent)’이라는 낯선 저음악기까지 덧붙여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57인조의 대편성 합주곡을 작곡하였다. 더구나 초연에서는 관악기 편성을 늘려 100인조 이상으로 연주하였다고 한다.
불꽃놀이를 개최하기 1주일 전인 4월 21일에는 보크스홀 가든에서 공개 연습을 실시하였는데, 1만 2천명의 군중이 모였다고 한다. 불꽃놀이 축제 당일에는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의 서곡을 연주하고 101발의 캐논포가 발사된 뒤, 불꽃이 올라가야 할 차례가 되었으나 발사가 오발되어 딴 곳으로 발사되어 근처 건물을 태우는 소동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불꽃놀이 연출 책임자였던 카발리에레 세르반도니는 격분하여 칼을 뽑아 들고 발사 집행관에게 덤벼들어 상처를 입히기까지 했다고 한다. 불꽃놀이가 실패로 돌아가는 바람에 관객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에 쏠리게 되었고 이 작품의 초연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이 때 이미 64세였던 헨델에게 이 작품은 말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후에 작곡가 본인이 현악기를 보강하여 연주회용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였다.
The Battle of Dettingen, 27 June 1743
이 곡이 작곡된 배경이 되는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War of the Austrian Succession, 1740~1748)’은 오스트리아의 왕위 계승 을 놓고 유럽의 열방들이 개입한 사건이다. 합스부르크가의 황제 카를 6세(Carl VI, 1685~1710)는 그의 아들이 어려서 죽고, 딸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1717~1780)만을 남겼으므로 중부 유럽과 벨기에, 이탈리아 영토의 일부를 포함하는 광대한 전가령(全家領)을 딸에게 상속시키기 위해, 앞서 제정한 '여자는 왕위에 오를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프라그마티셰 장크치온(왕위계습법, 1713)을 가령의 전등족의회(全等族議會)뿐만 아니라 열방국들의 승인을 받아 정정하려는 수속을 취하였다. 1740년 카를 6세가 죽고 마리아가 영토를 상속했으나, 옛 관습에 의한 상속권자로서 프라그마티셰 장크치온을 승인하지 않은 바이에른 선제후(選帝侯) 카를 알베르트(1697~1745)가 이의를 제기하여 왕위 계승을 요구하였고, 그 때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왕위 계승을 인정하는 대가로 천연 자원이 풍부한 슐레지엔 지방 영토의 할양을 요구하며, 갑자기 군대를 투입시켰다. 프로이센의 개입으로 힘을 얻은 바이에른의 카를 알베르트는 프랑스, 에스파냐 등 열강의 도움을 얻어 오스트리아를 침공하여 마리아 테레지아를 축출하고 1742년 황제의 자리에 올라 스스로를 카를 7세(Carl VII, 재위 1742~1745)라고 칭하였다. 곤경에 빠진 마리아는 친척이었던 헝가리 왕실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와 바이에른 연합군을 격파하고 영토를 되찾았으며, 프랑스와 대립하고 있는 영국의 원조를 받는 한편 드레스덴 조약(Treaty of Dresden)을 통해 프로이센의 요구를 승인하여 슐레지엔 영토를 포기하여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마침 카를 7세가 죽고 마리아 테레지아의 남편 프란츠 1세가 1745년에 왕위에 올라 사태가 수습되는 형국이었으나, 영국과 오스트리아에 적대적이었던 프랑스가 다시 그녀의 영토 상속에 불만을 표출하며 전쟁을 일으켜 그 뒤 전쟁의 여파는 계속 되었고 전쟁은 총 8년간을 끌다가 아헨 조약(Treaty of Achen)으로 종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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