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기업들은 하나같이 인재 확보를 이야기한다. 좋은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하고, 더 좋은 복지를 약속한다. 물론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누구를 데려왔는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가 하는 점이 아닐까.
최근 읽고 있던 책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만났다. 뛰어난 인재를 확보했더라도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다면 그것은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큰 손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재 경쟁력은 채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에서 완성된다.
이 대목을 읽으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오케스트라에는 매우 뛰어난 연주자가 있어도 연주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평범한 연주자들이 모였는데도 놀라운 음악이 탄생하는 순간도 있다.
차이는 실력보다 분위기였다.
지휘자가 단원들을 신뢰하고, 단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며, 실수조차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오케스트라는 시간이 갈수록 하나의 생명체처럼 성장한다.
반대로 서로 눈치를 보고, 실수를 두려워하며, 지적받지 않기 위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는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들이 모여 있어도 소리는 점점 경직된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최근 경영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역시 같은 의미일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질문할 수 있으며, 실패를 학습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조직일수록 혁신이 일어난다.
리더의 역할은 답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답을 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다.
지휘자 역시 모든 소리를 혼자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연주자들이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좋은 조직은 사람을 소비하지 않는다.
사람을 성장시킨다.
좋은 리더는 사람을 관리하지 않는다.
사람이 스스로 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생각해 보면 꽃은 꽃을 억지로 피우지 않는다. 햇빛과 물, 그리고 토양을 마련해 줄 뿐이다. 그러면 꽃은 자기의 시간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재를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가 피어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일이다.
어쩌면 조직의 경쟁력은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사람을 꽃피우는 문화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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