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이자 지휘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악보를 그려왔지만, 이번 작업은 유독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연천사랑협동조합의 이정주 이사장님으로부터 6.25 전쟁의 숨은 영웅, 미 해병대 군마 ‘레클리스(Reckless)’를 기리는 곡의 작곡을 의뢰받았기 때문입니다.

1. ‘아침해’에서 ‘레클리스’가 되기까지
이사장님이 건네주신 가사에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서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아침해는 꿈을 꾸었어요, 경마장에서 달리는 꿈... 하지만 세상은 어둠에 잠기고 전쟁의 포화 속에 길을 잃었죠."
경주마를 꿈꾸던 '아침해'가 포탄을 나르는 '레클리스'가 되어 전장을 누비는 모습. 그 숭고한 희생과 용기를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저는 나의 오랜 음악적 직관과 AI(인공지능)의 기술력을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2. 60여 곡의 사투, 그리고 엄선된 7개의 선율
가사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수정하며 무려 60곡이 넘는 시안을 만들었습니다. 16마디의 브라스 팡파르로 시작해, 저음 코러스의 장엄한 브릿지, 그리고 마지막 전체 화음이 고조되는 전조(Modulation)까지.
AI는 제가 머릿속으로 그린 복잡한 음악적 구성을 즉각적으로 소리 내어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중에서 음악적 완성도와 가사의 메시지가 가장 잘 어우러진 7곡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3. ‘광장애서’ 서점, 노트북 너머로 흐르는 영웅의 기상
선정된 곡들을 담은 노트북을 들고 연천 백학의 ‘광장애서’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따뜻한 책 향기가 가득한 그곳에서 이사장님과 마주 앉아 한 곡 한 곡 직접 들려드리며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이 버전은 미 해병대 찬가의 장엄함을 살렸고, 저 버전은 행진곡 풍으로 레클리스의 씩씩한 발걸음을 강조했습니다."
노트북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각기 다른 색깔의 7곡을 모두 경청하신 이사장님은 깊은 고민에 빠지셨습니다. "모든 곡이 저마다의 매력이 있어 어느 하나를 고르기가 정말 어렵네요."라며 모든 곡에 큰 만족감을 표하셨고, 결국 저는 현장에서 USB에 7곡 전부를 소중히 담아 선물로 드렸습니다.
4. AI와 예술, 그리고 지역사회의 연결
음악 감상 후 이어진 대화에서 우리는 AI가 가져올 예술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작곡가로서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조율하고 즉각 음원으로 확인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었습니다.
이사장님은 이 혁신적인 경험을 지역 주민들과도 나누고 싶다며, 저에게 AI 특강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작곡가와 지휘자로서의 감수성에 AI라는 새로운 날개를 다는 법을 연천 주민분들께 전해드릴 소중한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레클리스는 무모할 만큼 용감(Reckless)했기에 영웅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번 작업 역시 AI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뛰어든 '용감한 시도'였습니다. 연천의 언덕 위에 다시 피어날 매화꽃처럼, 이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곧 있을 AI 특강 현장의 소식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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