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lm 13 – 주의 얼굴을 비추소서 | 르네상스 합창으로 다시 듣는 시편의 빛

 

 

르네상스 교회음악의 정결한 선율 속에서, 시편 13편의 탄식은 하나의 기도로 변모한다.
“주여, 언제까지 나를 잊으시나이까”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절망의 깊은 심연 속에서도
희미하게 떠오르는 신뢰의 빛을 따라 나아간다.

이번 작품 〈주의 얼굴을 비추소서〉는 모달 화성과 대위법적 모방을 통해 내면의 신앙을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각 성부는 기도하듯 노래하며, 음과 음 사이의 여백 속에 영혼의 울림이 스며든다.
슬픔과 간구, 그리고 회복의 여정이 하나의 성스러운 공간을 만든다.

음악의 흐름은 시편의 구조와 닮아 있다.
탄식으로 시작해 간절한 기도로 이어지고, 결국 찬양으로 귀결된다.
마지막 “주의 얼굴을 비추소서”는 
하나님이 인간의 어둠 속으로 내려와 빛을 비추는 듯한 장면을 그린다.
그 빛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고요하고 단정하며, 그 안에 진실한 평화가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이 지녔던 그 절제된 아름다움,
하모니 속에 숨어 있는 신앙의 숨결을 오늘의 감성으로 되살리고 싶었다.
이 곡은 단순히 들려지는 음악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다리는 인간의 마음이 소리로 형상화된 하나의 ‘기도’다.

조용히 눈을 감고 들어보라.
“주의 얼굴을 비추소서.”
그 한 구절이 오늘 우리의 마음에도 빛으로 닿기를 바란다.

 

https://youtu.be/E5LCI6jts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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