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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나눔

소양대득(小讓大得)

by 정마에Zeongmae 2018.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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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고
편하지 않은 일을 한 가지씩 시도하라.

*-리처드 파크 코독, 밀리언 달러 티켓


손봉호 장로의 젊은 교수시절 얘기입니다.
교수회의 때 일입니다.
학과장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본부에서 교수님 컴퓨터 구입비가 나왔는데
모두 4대를 구입할 액수입니다.
어떻게 하지요?”

학과 교수는 모두 5명인데
4대 밖에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제가 양보하지요.
저는 지금 갖고 있는 컴퓨터를 써도 됩니다.”

무언가 어색한 상황이 될까봐 얼른 대답했습니다.
젊은 교수들이 미안해 할까봐
지금 컴퓨터가 나름 쓸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은 글을 쓰는 것이 직업인 내게
최신의 컴퓨터는 언제나 탐이 나는 물건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양보를 하지 않으면
불쾌한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으나
이번에는 내 구형 컴퓨터를 한 번 더 아끼기로 했습니다.
학과장은 안도의 표정으로
내게 감사의 표시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남는 금액으로
내 연구실에 팩스를 설치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 학기가 지났습니다.
학과에 다시 컴퓨터 구입비가 할당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교수회의에서 논의될 필요도 없이
내 연구실에 새 컴퓨터가 설치되었습니다.

반년이 지났으니 지난 번 구매한 컴퓨터 보다
성능이 좋은 신제품이었습니다.
지난번에 받은 팩스까지 생각하면
나만 혜택을 받는 모양이 되었지만
아무도 내 특혜를 뭐라 할 이유가 없었으니
조금 양보한 결과로 큰 덕을 본 셈입니다.

이미 선인들이 체득한 지혜지만
역시 스스로 경험해 보니 확신이 더 커졌습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말이 있지만
거꾸로 소양대득(小讓大得)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 산골에 위치한 초등학교 분교에
무척이나 마른 선생님 한 분이 전근해 왔습니다.
학교 인근에서 자취하게 된 선생님은
마을 내 유일한 작은 가게에서
달걀을 사 오곤 했습니다.
가게는 연세 많은 할머니가
용돈 벌이 삼아 운영하고 계셨는데,
늘 달걀 한 개에 150원만 달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엔 150원을 주고 달걀을 샀지만
얼마 후부터 할머니 혼자 닭을 키워
달걀을 파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달걀 1개 값에 200원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선생님이 이러시면 안 된다고 하시며
50원을 억지로 되돌려 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가게에 달걀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달걀 장수와 할머니가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달걀 장수는 할머니로부터
달걀 한 알에 250원씩 사겠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유정란을 찾는데
비싸게 팔아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니까요.
그러니 가진 달걀 모두 저에게 파세요."

그러자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요거 몇 개는 못 팔아.
이번에 초등학교에 새로 오신 선생님께 팔아야 해,
그 먼 데서 여기까지 아이들 가르치겠다고 오셨는데
살이 좀 오르면 좋으련만...
뭘 잘 안 드시는지 너무 마르셨어..."

선생님은 할머니를 생각해서
200원에 달걀을 사려고 했지만
알고 보니 할머니는 오히려 선생님을 위해서
손해를 보고 판 것이었습니다.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힘든 처지에 놓인 그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사람에 대한 훈훈한 정과 관심
이게 사람 사는 맛 아닐까요?

남에게 관심받는 것도
관심을 주는 것도 꺼리는 각박한 요즘,
시골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새삼 그립습니다.
마크 트웨인의 말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은
눈도 아니고, 지성도 아니거니와
오직 마음뿐이다.“

* 이남진 회장님이 보내준 글(2018. 1. 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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