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면 연천으로 간다. 합창을 지도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서울에서 연천으로 가는 길은 제법 길다. 그래서 운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
“이제 좀 쉬자.”
목도 뻐근하고, 어깨도 굳고, 눈도 슬슬 피곤해진다. 그럴 때면 양주 남면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에 잠시 들른다. 대단한 쇼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음료 하나 사려 차에서 내려 잠깐 걷는다. 냉장고 앞에서 무엇을 마실까 고르는 사이에 몸도 조금 풀리고, 바깥 공기도 한 번 마신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음료를 고르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처음 보는 녀석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진심안심우유.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요즘 우유 이름도 참 솔직하다. 맛있다고 하지도 않고, 건강하다고 과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진심을 팔다 안심을 산다.” 라고 한다. 이 문구가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집어 들었다.
앞면에는 큼지막하게 진심안심우유.
뒤를 돌려보니 국산 원유 100%, 1등급 원유. 그리고 부산경남우유협동조합에서 만들고, 농협경제지주가 유통·판매하는 우유다.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그래, 오늘은 너다.’ 사실 우유 하나 고르는 데 무슨 철학까지 필요하겠는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월요일의 선택이라는 것이 그렇다. 늘 가던 길을 가고, 늘 들르던 곳에 들르고, 늘 마시던 것을 집어 들려다가 오늘 처음 만난 것을 선택하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 작은 변화가 하루의 기분을 조금 바꿔놓는다.
오늘은 커피 대신 우유다. 연천으로 가는 길, 차 안에서 우유 한 모금을 마신다.
“음… 괜찮은데?”
낯선 녀석과 첫 만남치고는 나쁘지 않다.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오래 알고 지낸 사람만 좋은 것이 아니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서 뜻밖의 진심을 발견하기도 한다.
브랜드도 그런 것 같다. 결국 사람의 손에 들리는 것은 화려한 이름이나 거창한 광고가 아니라 ‘이것을 한번 믿어볼까?’ 하는 아주 작은 마음인지도 모른다.
오늘 내 손에 들린 것은 우유 한 팩이지만, 어쩌면 오늘의 월요일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준 것은 그 낯선 우유를 집어 든 작은 호기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주 연천으로 가는 길에는 또 다른 음료를 고를지도 모른다.
2026.08.30 - [일상 속에서] -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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