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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이야기

찻잎을 넣는 세 가지 방법 - 상투법·중투법·하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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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우릴 때 유리컵이나 잔에 직접 우리는 경우, 찻잎을 언제 넣느냐에 따라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하투법(下投法)은 가장 먼저 찻잎을 컵에 넣은 다음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붓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상투법(上投法)은 컵에 물을 먼저 7할 정도까지 채워두고, 그 물 위에 찻잎을 나중에 넣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중투법(中投法)은 이 둘의 중간 단계로, 먼저 컵의 3분의 1 정도만 물을 채운 뒤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찻잎을 넣고, 그 다음에 나머지 물을 부어 컵을 가득 채우는 순서를 따릅니다.

어떤 찻잎에 어떤 방법이 맞을까

이 세 가지 방법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찻잎의 생김새와 품질, 비중, 그리고 성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찻잎이 단단하게 말려 있고 어린 싹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향이나 수색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 고급 찻잎이라면 상투법이 잘 맞습니다. 물을 먼저 채운 뒤 찻잎을 살짝 얹어주면 찻잎이 천천히 물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눈으로 즐기면서 향도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찻잎이 느슨하게 말려 있고 비중이 가벼워서 물에 잘 가라앉지 않는 찻잎이라면 하투법이나 중투법이 더 적합합니다. 이런 찻잎은 물 위에 넣으면 계속 떠 있기만 해서 제대로 우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찻잎을 넣고 물을 부어주는 편이 나은 것입니다.

계절에 따라서도 방법이 달라진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찻잎이라 해도 계절에 따라 우리는 방법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가을에는 중투법, 여름에는 상투법, 겨울에는 하투법을 쓰는 것이 관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하투법은 찻잎을 먼저 넣어둔 상태에서 물을 붓기 때문에 찻잎이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의 물을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온으로 우려야 맛이 좋아지는 차에 어울립니다. 이와 반대로 상투법은 낮은 온도의 물로 우리는 차에 적합합니다. 여름철에는 원래 차를 우리는 물의 온도 자체를 낮게 잡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름은 상투법"이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상투법으로 찻잎을 넣으면 찻잎이 서서히 가라앉는 과정을 눈으로 감상하면서 향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물의 온도를 다소 높게 잡게 됩니다. 이때 상투법으로 우리면 첫 번째 우림은 괜찮지만, 두 번째 우림부터는 향이 금방 빠져나가버리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가을은 중투법"이라는 방식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한편 겨울에는 물이 끓어오른 뒤 1분 이내의 매우 뜨거운 물로 우려야 찻잎 고유의 맛이 제대로 살아난다고 알려져 있어서, 고온으로 우리기에 적합한 하투법이 겨울철 방법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옛 문헌에도 남아 있는 계절별 원칙

이러한 계절과 우림법의 관계는 오늘날에 갑자기 생긴 이야기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전해져 온 원칙이기도 합니다. 명나라 후기의 문인 장원(張源)이 지은 『다록(茶錄)』이라는 책에도 봄과 가을에는 중투법, 여름에는 상투법, 겨울에는 하투법을 쓴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즉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계절별 우림법의 관례는 수백 년 전 중국 차 문화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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