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usiness

우리가 내고 싶은 소리 vs 관객이 듣고 싶은 소리

반응형

'우리가 내고 싶은 소리' — 이것이 기업의 철학이고 제품의 혁신성이다. 그리고 '관객이 듣고 싶은 소리' — 이것이 시장의 수요이고 고객의 결핍이다. 이 두 소리의 절묘한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비전 설계의 핵심이다.

관객이 베토벤을 원할 때 쇼스타코비치를 연주하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반대로, 관객이 원하는 것만 연주하다 보면 오케스트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잃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단체가 된다. 시장이 어떤 선율에 목말라 있는지 민감하게 귀를 기울이되, 우리만이 낼 수 있는 독보적인 음색을 그 안에 녹여내야 한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만든 것은 시장의 요구에 응답한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내고 싶었던 소리이기도 했다. 그 두 소리가 정확히 겹치는 순간, 아이폰이 탄생했다. 반대로 한때 세계 최고의 카메라 필름 기업이었던 코닥은 디지털 시대를 알면서도 자신들이 내고 싶은 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관객은 이미 다른 음악을 원하고 있었는데도.

접점을 찾는 일은 타협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통찰이다.

그렇다면 그 접점이 찾아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가.

하나의 교향곡을 생각해보자.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은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다. 1악장은 운명이 문을 두드리는 듯한 강렬함으로 시작한다. 2악장은 그 긴장이 풀리며 서정적인 선율이 흐른다. 3악장은 스케르초의 경쾌함으로 전환되고, 4악장에서는 모든 것이 폭발적인 승리로 수렴된다. 각 악장은 템포도, 분위기도, 중심이 되는 악기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연주가 끝난 뒤, 관객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이름이 남는다. '운명.'
기업의 비전도 이와 같아야 한다.

- <오케스트라 경영학: 하모니의 역설> 중에서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