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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2번 A장조, K.305

by 정마에Zeongmae 2018.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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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2번 A장조, K.305 /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Sonata for Piano & Violin No.22 in A Major, K.305(1778)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숫자적으로 근 40개에 달합니다. 그 중에는 홀연 피아노 솔로 소나타로 변신한 곡도 있고 첼로나 플루트 등 다른 악기의 첨가나 대체를 허용해 그 정체성이 모호해진 경우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모차르트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동시에 사용해서 만든 작품의 수량은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이에요. 바이올린 소나타는 그가 작곡을 시작한 5세 이후 죽기 몇 해 전인 1788년까지 거의 전 생애에 걸쳐 꾸준히 생산된 장르 중 하나이기도 하죠. 연주가로서의 모차르트의 재능과 명성은 누가 뭐래도 바이올린보다는 피아노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당한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 레오폴드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지 않을 수 없었던 모차르트는 천재의 직관으로 이 악기 또한 자유롭게 다루었습니다. 아버지 레오폴드는 아들을 최고의 피아노 연주자로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바이올리니스트로 키울 생각은 없었어요. 아들 모차르트도 아버지의 악기인 바이올린에 대해 다소 착잡한 심경을 품었던 듯 성장한 후 바이올린보다는 비올라가 더 자신에게 맞는 악기라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녔다는 설이 있어요.


   모차르트는 물론 천재 혹은 신동 출신이지만 타고난 재능에 덧붙여 다른 작곡가들의 스타일과 작법을 열심히 벤치마킹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는 유난히 잦았던 연주여행을 통해 각 나라의 여러 작곡가들을 수시로 접촉할 수 있었던 탓도 클 것입니다. 일찍이 아버지를 따라 나선 유럽 연주여행은 그의 음악적 빛깔을 한층 다채롭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파리, 만하임, 비엔나 등지에서 모차르트는 그즈음 한참 개발되고 있던 최신 교향곡 기법을 접할 수 있었고 이탈리아에서는 이탈리안 서곡과 오페라 부파 기법을 흡수할 수 있었죠. 그리고 유럽에서 공통적으로 유행하던 갈란트(gallant) 스타일 또한 모차르트에게는 이미 친숙한 것이었습니다. 1,4,5도 중심으로 움직이는 명확한 화성, 규칙적으로 나뉘는 프레이즈, 모든 패시지에 적용되는 분명한 아티큘레이션 등 모차르트 특유의 투명한 짜임새와 세심한 밸런스를 갖춘 스타일은 이들 여러 지역 여러 작곡가들의 영향으로 더욱 성숙한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만하임에 머물던 시절 1778년에 K.301-306이 작곡되었습니다. 그는 이 작품들을 팔라틴 백작령 팔츠의 팔라틴 선제후(侯) 부인(Electress)이였던 마리아 엘리자베트(Maria Elisabeth)에게 헌정했고 그 대가로 약간의 하사금을 수령할 수 있었어요. 


   소나타 22번 K.305는 역시 1778년에 작곡되었고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악장의 선율은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명랑하고 활기 찬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6/8 박자의 '알레그로 디 몰토'로 휘몰아치듯 시작하며, 대조적인 두 주제는 활기차고 느긋한 분위기를 번갈아 가며 보여줍니다. 

   2악장은 모차르트가 선호했던 주제와 변주의 형태를 취하면서 역동적인 1악장에 비해 훨씬 절제되고 진지한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안단테 그라치오소(Andante grazioso)'의 2악장은 주제와 그에 딸린 여섯 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건반만 연주하는 첫 번째 변주에서는 양손 모두 주제를 음계 패시지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변주의 중간부는 두 독주자가 나누는 즐거운 대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 번째 변주에서 두 악기는 상행구와 하행구를 교대로 연주합니다. 네 번째 변주에서는 바이올린이 선율을 주도하며, 악상의 흐름은 피아노의 카덴차에 의해 이따금 끊길 따름입니다. 이어지는 변주는 대체로 음울한 색조를 띠고 있는 반면, 활기찬 6/8박자로 진행되는 마지막 변주는 이 소나타 첫머리의 기백과 생기를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유난히 피아노가 돋보이지만. 한편으로 보면 모차르트만큼 바이올린을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작곡한 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다시 만하임으로 돌아온 볼프강,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아버지로부터의 독립이 교차하는 시기의 - 물론, 슬픔이 훨씬 더 컸겠지만 - 음악이라 그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는 곡입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고전주의 시대의 거장으로 로코코의 매력, 자연스러운 멜로디, 그리고 깊은 내면을 지닌 복잡한 구조를 과감하게 단순화하는 태도, 복잡한 화성, 놀라운 독창성과 깊은 감정까지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은 잘 쓰여진 시와 같아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지만,

간결하게, 행간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정적에서 시작돼, 고요함 속에 사라져 갑니다.

그래서 모차르트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겸비해야 합니다.“

- 안네 소피 무터-


   함께 감상할 연주는 현재 서울예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혜진이 금호영재콘서트에서 연주한 동연상입니다. 김혜진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독일에서 살았어요. 그곳에서 처음 바이올린을 배웠고, 저와는 5학년 때 만났죠. 처음 오케스트라에서 만났을 때 혜진이는 너무도 밝았습니다. 바이올린을 어깨 위에 올리고 연주할 때에 그 얼굴과 표정이 지금도 선합니다. 제가 가르치던 아이들 중 그렇게 즐거워하며 연주하는 아이는 아마도 혜진이가 유일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국내의 거의 모든 콩쿠르를 휩쓴 이 아이(이젠 어엿한 숙녀의 모습이지만 제겐 아직도~ㅎㅎ)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숨을 곳이 없게 만드는 모차르트 작품을 안정된 기교와 풍부한 입상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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