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Story/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지휘의 재미......

by 정마에Zeongmae 2023. 12. 6.
728x90
반응형

    지휘를 하다 보면 다양한 느낌을 받지만 '재미'는 그 가운데 하나가 좀처럼 되지 못한다. 지휘에는 기쁨이 있고 스트레스가 있다. 성공적인 연주를 성취한 뒤에 찾아오는 어떤 특정한 방어적 자존심도 있다. 인간 영혼이 빚은 가장 위대한 표현의 내부로 들어감으로써 느낄 수 있는 찬란한 아름다움도 있다. 안토니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첨탑에 들어가 그 내부 장식을 이리저리 움직여보는 것처럼 말이다. 오케스트라를 앞에 두고, 수많은 청중을 뒤에 두고 그 한가운데 서서 연주를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초인적인 에너지도 있다.


    음악이 행복할 때는 지휘자도 재미를 보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우리 자신이, 지휘하는 음악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비창>을 지휘하는 자가 재미를 보는 것처럼 보일 수는 결코 없는 법이다.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는 대로 작곡가의 의도성 영역 안에 머물러야 하는 존재다. 우리는 작품과 함께 웃고 운다. 우리는 춤춘다. 우리는 절망하고 희망한다. 우리는 죽는다. 그러고는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https://youtu.be/65nvqmVhZ3g?si=e3L0hf8S1jA8KoAh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