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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발길 따라 천로역정 순례길(필그림하우스)

by 정마에Zeongmae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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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가평군 설악에 있는 순대국밥집 '장모님댁'의 순댓국이 먹고 싶어 져 가족들에게 의사를 물으니 아이들은 그냥 집에 있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와 둘이서 오붓하게 길을 나섰다.

대성리를 지나다 기왕에 길을 나섰는데 순댓국만 먹고 오기에는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간만에 나온 나들이인데....

아내에게 북면에 있는 '필그림하우스'에 있는 '천로역정 순례길' 산책이 어떠냐고 물으니 좋단다.

십수 년 전엔 매주마다 다녀오던 명지산 길인데 오랜만에 달리니 새롭다.

한 시간여를 달려 드디어 도착~!!

주자창에 차를 세우고 안내입간판의 화살표를 따라 언덕길을 오른다.

주차장 맞은편 건물 벽면의 환영현수막이 우리를 맞는다.

현수막의 문구 "크리스천, 당신은 순례자입니다."를 되뇌며 순례길을 몇 발짝 옮기니 '천로역정 웰컴센터'가 오른편으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아쉽게도 문이 닫혀있네...

아쉬움을 뒤로하고 언덕길을 조금 오르니 천로역정 길의 시작을 알리는 커다란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비석을 끼고 왼쪽길을 따라 오른다. 잠시 후 본격적인 천로역정 길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이제 화살표를 따라 순례길에 들어선다.

천로역정 순례길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중심으로 한 회심에서 천국까지의 인생 여정을 조형물과 건축물로 형상화하여 조성된 길이다.

천로역정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순례 여정 가운데 전도자, 신실, 절망의 거인이라는 인물들을 만나고 심자가, 뷰티풀하우스, 겸손의 골짜기, 허영의 시장 등 여러 처소를 지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인생에서 주는 교훈을 담고 있다.

1. 멸망의 도시 : 크리스천이 주의 은혜를 모르고 살던 심판의 도시

2. 크리스천과 전도자 : 크리스천이 성경을 읽고 죄의 짐을 느낄 때 다가와 시온 성을 향해 떠나라고 안내한 전도자

3. 고집과 변덕 : 크리스천과 멸망의 도시를 함께 떠났으나 고집은 돌아가자고 고집하고 변덕은 잠시 동안만 동행하다가 생각을 바꾼다.

4. 절망의 늪과 도움 : 크리스천이 절망의 늪에 빠졌으나 도움이 건져준다.

5. 세속현자 : 저 언덕 넘어 도덕촌에 가서 율법 선생의 말을 들으라고 미혹한다.

6. 좁은문 : 누구나 믿음으로 문을 두드리면 열리는 문이다.

7. 선의 : 순례자를 환영하는 그는 바알세불(마귀)의 화살을 맞지 않도록 끌어들인다.

8. 해석자의 집 : 순례자의 오리엔테이션이 이루어지는 집

9. 목자의 상 : 하늘을 바라보고 성경으로 순례자를 안내하는 목자들에게 감사하자.

10. 비질하는 하인과 물 뿌리는 소녀 : 비질할수록 자욱한 먼지를 내는 하인은 율법을, 물을 뿌려 먼지를 잠잠케 하는 소녀는 복음의 상징이다.

11. 정욕과 인내 : 두 의자의 주인공, 당장에 모든 것을 얻으려는 정욕과 믿음으로 기다리는 인내는 두 순례자의 상징이다. 인내함으로 순례길을 걷도록 하자.

12. 불을 끄려는 마귀와 기름 붓는 그리스도 : 마귀는 우리 안에 시작된 하나님의 은혜의 불을 끄고자 하나, 이름의 뜻처럼 그리스도는 계속 기름을 부어 은혜로 인도하신다.

13. 철창 속 타락자 : 한때 열심히 주를 섬기던 자가 세상 정욕의 감옥에 갇혀 타락한 순례자

14. 십자가와 세 천사 : 십자가 언덕에 도착하자 세 천사가 등장하여 첫째 천사는 죄 사함을 선포하고, 둘째 천사는 아름다운 새 옷을 입히고, 셋째 천사는 크리스천의 이마에 인을 치고 두루마리를 선물로 준다.

15. 단순·나태·거만 : 순례의 도상에서 단순·나태·거만함으로 영적 잠에 포로 된 순례자들

16. 허례와 위선 : 좁은 문을 통과하지 않고 담을 넘어온 도적 같은 순례자들, 구들은 결국 위험과 멸망의 길로 빠져든다.

17. 곤고의 산 : 곤고의 언덕을 넘어오며 지친 크리스천은 잠시 휴식정에서 쉬다가 잠들어 두루마리를 상실한다.

18. 겁쟁이와 불신 : 앞에 있는 사자를 보고 두려움으로 겁쟁이와 불신은 역주행을 한다.

19. 두 사자 : 뷰티풀하우스 앞에 매인 두 사자는 순례자들에게 두려움을 주었으나, 줄에 매인 것을 알린 뷰티풀하우스 경계의 일깨움으로 사자들 사이를 무사히 통과한다.

20. 뷰티풀하우스 : 일명 미궁으로 불리며 교회를 상징한다. 크리스천은 네 자매의 환대를 받으며 미궁의 3개의 방으로 안내받고 이곳에서 위로와 평화와 쉼을 얻는다.

뷰티풀하우스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가격도 착하고 분위기도 그만이어서 잠시 머무르며 쉼의 시간을 가졌다. 햇살이 잘 드는 2층 창가에 자리를 잡고 풍경을 내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니 몸이 풀린다. 사실 우리 동네보다 이곳은 더 쌀쌀해서 엷게 입은 덕에 몸이 좀 얼었었는데~~ 

아내는 여기가 너무나 맘에 든다며 시간 날 때 가끔 오면 좋겠다고 한다. 음악과 책과 차가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동네 카페처럼 어수선하니 시끄럽지도 않고!!

21. 평화의 방 : 크리스천은 이 방에서 기도하고 쉬면서 평화를 얻는다.

22. 서재 : 서재에서 순례길의 주인 되신 분에 대한 기록과 신앙 선배들의 경험과 많은 영적인 교훈을 얻는다.

24. 겸손의 골짜기 : 아볼루온(파괴자)에 의해 크리스천이 공격을 받지만 무장한 덕에 그는 목숨을 지킨다. 그의 상처는 더욱 그로 말씀과 기도로 의지하게 한다.

25.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 어둠과 유령들이 가득한 굴에서 주님의 함께 하심을 믿고 그 골짜기를 통과한다.

26. 신실 :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는 말씀을 읊조린 그가 크리스천의 동행자가 된다.

28. 크리스천과 소망 : 크리스천과 신실의 담대한 신앙의 증언을 듣고 보며 감동받은 소망이 크리스천의 새로운 동행자가 된다.

29. 롯의 처 : 데마의 미혹을 물리친 크리스천과 소망은 옛 소돔성에서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된 롯의 처에게서 교훈을 얻는다.

30. 절망의 거인의 감옥 : 길을 잘 못 들어선 크리스천과 소망은 절망의 거인의 성, 의심의 감옥에 갇힌다. 자살의 미혹까지 받았으나 품속에 있던 약속의 열쇠로 감옥문을 열고 나온다.

31. 기쁨의 산 / 32. 네 목자 : 이 산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지식, 경험, 경계, 성실 등의 목자들의 도움으로 휴식을 취하고 남은 여정에 대한 경계와 교훈을 얻는다.

33. 무지 : 믿음보다 선행으로 천국 갈 소망을 가진 자로 그는 시온성 바로 앞에서 무저갱의 지옥으로 떨어진다. 

34. 작은 믿음 : 가장 중요한 믿음의 보석은 잃지 않았지만 강도를 만나 구걸 상태로 길을 가는 초라한 순례자

35. 마법의 땅 : 순례의 끝이 가까운 시점에서 아직도 순례자는 영적 잠의 유혹을 받는다.

36. 쁄라의 땅 : 천국이 가까운 이 시점에서 순례자들은 주님과의 사랑을 확인하며 그의 신부 된 기쁨을 누린다.

37. 죽음의 강 / 38. 크리스천과 소망 : 소망의 위로로 시온의 언덕을 바라봄으로 크리스천은 소망과 함께 강을 건너고, 빛나는 영들(천사들)의 환영으로 두 순례자는 감동과 감격으로 시온의 언덕에 도달한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23. 무기고]와 [27. 허영의 시장]이 빠졌다. 무기고는 그냥 지나쳤고, 허영의 시장은 겨울이어서 가림막으로 덮어놓아 찍지를 못했다....

천로역정 순례의 길을 걷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점심때가 넘었다. 당초 목적지였던 순대국밥집으로 가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어서인지 손님이 하나도 없다. 오랜만에 맛있는 순대국밥 한 그릇씩 하고 두 분 어머니와 막내의 몫을 포장해 돌아오니 늦은 오후의 뿌연 태양이 서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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