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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

베르디 <현악4중주 e단조>

by 정마에Zeongmae 2019.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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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한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는 실내악곡에서는 <현악4중주 e단조> 하나만을 남겼습니다. 베르디는 "나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 이 곡을 작곡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오페라를 많이 쓴 작곡가로서, 기악곡 창작에 대한 관심을 표한 적이 없었습니다.

  베르디가 이 곡을 작곡한 시기는 야심작인 《아이다》로 카이로와 밀라노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둬 가장 흡족했던 때(1872-3년 겨울) 입니다. 이 때 나폴리에서 뜻하지 않은 여가를 얻게 되어 이 곡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페라계 최고의 거장으로 활동하던 60대에 만든 일탈적 성격의 이 음악은, 타고난 음악적 감각과 오페라에서 체득된 극적 장치 기법, 그리고 기악적 표현력이 합쳐진 걸작입니다.

  그는 이 곡을 쓰며 절대음악을 작곡하는 기쁨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음악의 창작 속에서 가장 선적인 각 성부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현악4중주에서 베르디는 엄격한 대위법과 푸가의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1873 4 1일 저녁 베르디의 초대를 받은 친구들이 Hotel delle Crocelle에 도착하자, 그곳 로비에는 18세기 양식의 의자들과 양초가 부착된 네 개의 보면대가 있었습니다네 명의 연주자가 들어와 아무 말 없이 연주한 베르디의 현악 사중주 E단조는 모두의 찬사를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디는 이 작품을 오페라 작곡가의 심심풀이 같은 것으로 여기며 개인적인 초연이 있은 후얼마 동안은 공개연주나 출판 의뢰 등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작품 출판에 동의하였습니다.


  이 곡은 내용이 풍부하고 기술적으로도 까다로운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음악적 아이디어와 구조적 응집성이 놀라울 정도로 견고합니다이탈리아 통일 운동과 반외세 저항의 아이콘이었으며 낭만 오페라로 일세를 풍미한 베르디의 유일한 실내악 작품은, 그의 절대 음악적 능력을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힘찬 느낌을 주는 알레그로 1악장은 애조 띤 선율로 조심스럽게 시작하여 다소 거칠게 진행되다가 2주제에 들어 진정하면서 무언가 기대하게 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느린 안단티노 2악장에서 베르디는, 실내악곡을 만들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오페라 마스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회심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들려줍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짧은 3악장은 앞 악장에 스스로 만족한 듯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뽐내듯이 격렬하며 중간 부분 혼자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는 대목의 선율이 아름답습니다.



  4악장은 스케르초 부분에서 3악장의 여흥을 달래고, 숙달된 기교를 보여주는 대규모 푸가를 구사하며 오페라의 대가답게 적절하게 화려하고 극적인 피날레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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